佛 마크롱·英 수낵 어쩌나…총선 앞두고 '극우 정당' 인기몰이
마크롱, '조기 총선' 자충수 될까
영국판 '트럼프' 보수당 꺾어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프랑스와 영국의 조기 총선을 앞두고 극우 세력의 득세가 심상치 않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크게 이긴 프랑스의 국민연합(RN)은 다른 우파 정당과 손을 잡고 있고, 영국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의 영국개혁당은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보수당을 앞질렀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공산당, 사회당, 녹색당 등 4개 좌파연합은 이달 30일과 내달 7일 치러지는 총선을 위해 '인민전선'(Popular Front)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이 새로운 인민전선으로 프랑스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쓰였다"고 발표했다.
LFI의 프랑수아 뤼팽 의원은 소셜미디어 X에 "우리는 이제 승리를 목표로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9일까지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성향인 RN에 크게 패하자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카드를 꺼냈다. 극우 득세를 우려한 중도 지지자들을 포섭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총선은 도박에 가깝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좌파연합과 극우 세력 양측의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 우파인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당 대표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5위에 그치자 이번 총선에서 RN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서 협의 없이 이뤄진 발언이라 시오티 대표는 공화당에서 제명됐다.
다만 임시 당 대표를 맡은 프랑수아 자비에 벨라미 유럽의회 의원은 "프랑스 불굴당(LFI)이 집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RN과의 연대가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AFP는 "마크롱의 조기 총선 도박은 극우 RN을 강화할 위험이 있고, 전통적인 보수세력의 붕괴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다음 달 4일 총선이 예정된 영국에서도 극우 세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일간지 더타임스의 의뢰로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영국개혁당의 지지율은 19%로, 보수당(18%)을 근소하게 앞섰다. 야당인 노동당은 37%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010년부터 집권해 온 보수당의 지지율이 노동당에 20%포인트(p) 이상 뒤처지자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유럽을 휩쓴 극우 돌풍에 본전도 못 찾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개혁당을 이끄는 패라지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 이후 "우리는 보수당을 앞질렀다. 이제 우리는 노동당에 반대하는 입장이 됐다"며 "현재 낭비되는 유일한 표는 보수당을 향한 표"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국경 개방에 맞서 싸울 것이며 불법적으로 해협을 건너는 사람들은 추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라지 대표는 브렉시트를 주도한 인물로, 이민 정책과 기후변화 정책에 반대해 영국의 트럼프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런던 대중교통에서 다른 언어로 말하는 것을 듣는 게 불편하다"고 말하는 등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고, 정치적 우상을 묻는 말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꼽기도 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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