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러 동결자산 이자 담보로 우크라에 69조원 지원(종합)

러 동결자산 몰수는 논외…이자 수익으로 제공

주요7개국 (G7) 회원국 정상들이 13일 올해 회의장소인 이탈리아 남부 사벨레트리 마을 보르고 에그나치아 리조트에서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 저스틴 튀르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해 의장국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순이다. 2024.06.13 ⓒ AFP=뉴스1 ⓒ News1 김예슬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의 동결 자산에서 발생한 이자로 우크라이나에 500억 달러(약 69조 원)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첫날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연말까지 약 500억 달러의 추가 재정 지원을 제공하기로 하는 정치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알렸다.

다만 그는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몰수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G7과 유럽연합(EU)은 약 2800억 유로(약 375조 원)에 달하는 러시아 자산을 동결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벨기에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국제증권예탁결제기관인 유로클리어에 있다.

EU 국가들은 이 금액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으로 연간 25억~30억 유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6.13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다만 G7 국가들이 각각 얼마만큼의 금액을 부담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기술적인 세부 사항이 앞으로 수 주 내로 마무리된다고 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합의를 "역사적인 조치"라고 호평하며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그냥 방치할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미국은 러시아 동결 자산을 몰수해서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하자고 제안했으나 EU는 법적 문제와 시장 혼란을 우려해 이를 배제해 왔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미국이 유일한 대출기관이 아니고 공동 대출 방식"이라며 이번 계획에 미국의 기여도는 낮을 수 있다고 밝혔다.

G7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합의에 감사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열고 양자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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