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의료 시스템 과부하에 AI 물리 치료 서비스 도입[통신One]
AI 물리 치료사, 화상 통화로 증상별 통증 관리법 실시간 안내
케임브리지 대학 병원 시범 운영 결과 대면 예약 대기 50% 줄여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재정 압박과 의료 인력 부족으로 진료 대기시간 지연이 장기화하자 의료 체계 부담을 덜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물리 치료 클리닉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했다.
해당 클리닉은 인공지능 물리 치료사를 구현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환자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들은 인공지능 기반 물리 치료 서비스를 24시간 연중무휴로 이용할 수 있다.
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플로크 헬스(Flok Health) 등에 따르면 물리 치료를 원하는 환자는 지역보건의(GP)와 같은 1차 의료기관을 거치거나 자발적으로 디지털 물리치료 플랫폼인 플로크 헬스에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허리, 목, 무릎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NHS 진료를 기다리는 대기 환자가 27% 증가하자 대응책의 일환으로 나온 조치다.
인공지능 기반 물리치료사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 환자의 증상을 파악한다. 비대면 치료가 적합하다는 승인이 나면 환자들은 매주 화상 예약을 잡을 수 있다. 치료는 화상 통화 형태로 30분가량 진행된다.
인공지능 물리치료사는 환자의 대답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개인에게 적합한 운동이나 통증 관리 등 치료법을 비디오로 보여준다.
참가자 5명 가운데 4명(86%) 이상이 플로크 헬스 플랫폼을 통해 치료를 받는 기간 동안 증상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NHS 스코틀랜드 산하 14개 의료기관 가운데 하나인 NHS 로디언은 플로크 헬스에 자발적으로 예약을 신청한 환자 가운데 97%가 개인 정보와 증상을 바탕으로 자동 분석된 결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 가운데 92%는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물리 치료 서비스를 곧바로 이용할 수 있었다. 약 5% 환자만 지역보건의(GP)나 다른 NHS 부서로 전환됐다.
해당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은 의학적 진단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자동화된 절차를 통해 환자가 인공지능 기반 물리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 지역 보건의나 다른 NHS 서비스로 전환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까지 시범 운영 과정에서 환자의 위험 증상을 놓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플로크 헬스는 밝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병원에서 실시한 시범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인공지능 기반 클리닉은 물리치료 대기 시간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 운영이 종료된 이후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예약 대기자 수는 50% 이상 다시 증가했다.
플로크 헬스는 영국 보건·사회적 돌봄 규제 기관인 의료품질위원회(CQC)로부터 정식 의료 서비스 제공자로 승인을 받은 최초의 인공지능 기반 클리닉이다.
이는 NHS 서비스에 소프트웨어 기술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NHS 서비스를 대신해서 환자를 직접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의약품·보건의료제품규제청(MHRA)도 플로크 헬스를 허리 통증의 분류, 평가, 치료를 완전히 자동화한 최초의 의료 기기로 인정하고 승인을 내줬다.
해당 인공지능 물리 치료 클리닉은 올해 여름부터 NHS에 도입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는 인공지능이 숙련된 물리치료사가 가진 기술이나 역량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무리라고 보고 있다.
영국 공인 물리치료사협회(CSP)의 의료 정보학 책임자인 유안 맥코미스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은 물리치료사의 업무에 보조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법적 규제기관인 보건의료전문직위원회(HCPC)에 등록된 물리치료사의 임상적 판단과 기술은 아직 복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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