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성인 엔터 산업용 인공지능 출현에 '퇴행적 성 고정관념' 우려[통신One]

英 리버흄 미래지능 센터 "성 엔터 산업 챗봇 학습 데이터 이해 필요"
"정신 질환 있는 사용자 악영향…잠재적 위험 고려해야"

성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사이브로텔 홈페이지 갈무리.2024.06.07/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간 매춘 업소가 이달부터 시범 단계를 거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관련 성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를린 시민들은 이달 말부터 해당 매춘 업소를 방문하면 인공지능이 탑재된 인형과 시간 단위로 예약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은 AI 인형과 신체적 접촉 뿐 아니라 대화를 하면서 소통할 수 있다.

7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사이브로텔(Cybrothel) 설립자이자 소유주인 필립 푸세네거는 "많은 사람들이 기계가 자신을 판단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적인 이야기를 기계와 공유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성우의 목소리만 들으면서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인형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이제는 인공지능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수요가 훨씬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푸세네거는 오스트리아 출신 감독으로 시나리오 작가 겸 프로듀서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2년 ‘사이브로텔 베를린’을 설립하고 성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성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결합에 대한 우려와 경고도 나온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리버흄 미래 지능센터 선임 연구원인 케리 맥이너니 박사는 퇴행적인 성 고정관념이 섹스 챗봇에 인코딩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섹스 챗봇을 학습시키는 데 어떤 종류의 데이터 세트가 사용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여성의 쾌락을 비하하고 이성 교제 외에 존재하는 성관계를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복제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중독성의 위험도 제기된다. 인공지능 챗봇은 외로운 사람들, 특히 남성을 타깃으로 삼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수준을 평가하는 모질라(Mozilla) 자체 연구 기관 '개인정보보호는 포함되지 않음(Privacy Not Included)'의 미샤 리코프 연구원은 "우리가 검토한 대부분의 AI 챗봇은 중독 가능성이 높고 특히 정신 건강 문제가 있는 사용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대, 폭력, 미성년자 관계라는 주제가 발견됨에 따라 모질라는 여러 AI 챗봇에 콘텐츠 경고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의 심각성도 무시할 수 없다. 모질라가 검토한 앱의 90%가 개인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제삼자에게 판매할 수 있고 앱의 절반 이상은 사용자가 개인 데이터를 스스로 삭제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과 교류하면서 누적되는 개인정보 데이터도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반영한 성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성범죄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지만 동시에 사용자를 위험한 영역으로 안내할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에 성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할 때 기업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성별과 관계없이 성적 대상화를 지양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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