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빼고'…노르망디 80주년 계기 '단결' 나선 서방국들
프랑스 초청 미·영·캐나다 등 25개국 모여…우크라도 참석
NYT "서방 무시하는 적들에 단결"…러, 자체 기념식 준비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계기로 미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이 '평화'를 기치로 단결에 나선 모습이다. 오는 6일(현지시간) 열리는 기념식을 위해 한데 모이는 서방국가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유럽 대륙에서 다시 격화하고 있는 '전쟁의 참상'을 되새기고, 이를 반드시 막겠다는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 승리에 결정타를 날린 것으로 평가받는 노르망디 상륙작전(1944년 6월 6일)에 대한 기념식은 종전 후 5년마다 열려왔다.
AFP·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올해 기념식의 경우, 80주년이라는 점, 또 생존 참전용사들을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로이터는 "아직 생존해 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100세 이상으로, 빠르게 줄어들고(사망) 있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인해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 전반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점이 기념식이 지닌 '평화'의 의미를 더욱 크게 할 것이란 전망이다. 총 25개국 정상들이 함께 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올해 기념식에 초청받지 못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여한 주요 3개국을 대표하는 정상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찰스 3세 영국 국왕,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을 비롯해 상징적 의미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기념식에 초대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도 기념식에 함께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8일에는 파리에서 프랑스 국빈 방문의 일환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전날(7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로 돼 있다. 일련의 회담 등을 통해 반러(反러시아)·민주주의를 가치로 한 서방국가들의 관계가 견고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특히 서방 정상들 및 주요 관계자들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에 이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등을 위해 줄줄이 만남을 갖는 것을 두고 "서방을 무시하거나 거부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적들에게 단결을 보여줄 수 있는 회담에 착수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기념식의 가장 중요한 손님들인 참전용사들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의 200여 명을 포함해 약 45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분위기는 들썩이고 있다. 2일에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숨은 주역'으로 꼽히는 'C-47 수송기'와 함께 하는 행사가 열렸고, 3일 미국 참전용사들 48명이 특별기를 타고 노르망디에 도착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프랑스 고위 관리들이 이들을 맞았으며, 현지 학교 어린이들 또한 환영 포스터를 들고 나와 프랑스 국가와 미국 국가를 불렀다.
러시아는 자체 행사를 통해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을 기념하겠다고 했다. 최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랑스가 러시아를 초청국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러시아는 나치 독일에 대한 소련(러시아)의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내년 승리의 날을 위해 자체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해"라며 "이것은 추모 활동 측면에서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프랑스는 2014년 6월 70주년 기념행사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하기도 했지만 2019년 75주년 행사에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관계 경색으로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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