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수련의 총선 직전 파업 예고 "15년간 줄어든 임금 복구하라"[통신One]

리시 수낵 총리 파업 시점 두고 "정치적 의도" 비판
BMA 수련의들 "정부, 납득 가능한 협상안 제시 못해"

영국 런던 중심부 세인트 토마스 병원 밖에서 저연차 의사들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피켓에는 "의사 임금 회복" "박수 친다고 내 급여가 나오지는 않아요"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2024.01.03/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지난 15년간 줄어든 실질 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영국 수련의들이 총선 약 일주일 전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파업이 시작되면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이용하는 최대 10만명의 환자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의료 관계자들은 파업이 예고된 대로 닷새 동안 이어질 경우 NHS 대기 명단을 줄이려던 노력은 물론 환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영국 의학협회(BMA)는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닷새 동안 수련의들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련의들은 임금 협상을 지연시킨 현 정부를 상대로 총선을 앞두고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리시 수낵 총리는 수련의들의 파업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수낵 총리는 잉글랜드 남서부 데번에서 열린 선거 캠페인 행사에서 예고된 수련의 파업이 노동당을 돕기 위한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당이 보건 정책을 발표하는 날에 파업을 예고한 것이 정치적인 동기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게 한다"며 "선거운동 기간 도중에 파업을 선언한 시기와 특히 우리가 다른 NHS 종사자들과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은 시기를 고려할 때 그런 의심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은 수련의들뿐"이라며 "이미 10% 인상안을 제시했고 앞으로도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영국 의학협회 수련의들은 정치적 동기와 무관할뿐더러 수낵 총리가 총선 투표 날짜를 발표한 이후에 납득할 수 있는 임금 인상안을 제안할 기회를 주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추가적인 임금 협상 제안이 없었기 때문에 파업을 결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 의학협회 수련의위원회의 로버트 로렌슨 박사와 비벡 트리베디 박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납득 가능한 수준의 임금 제안으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파업할 것임을 분명히 정부에 밝혔다"며 "수낵 총리에게 15년 동안 수련의 실질 임금이 4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을 회복할 수 있는 제안을 내놓으라고 지난 18개월이 넘도록 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제안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로 중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어떤 제안도 나오지 않아 수련의들은 지쳤고 인내심도 바닥났다"고 했다.

영국 수련의들은 지난 3월 실시한 내부 투표를 통해 올해 9월까지 파업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이후 실질 급여가 26% 하락한 것에 대한 '완전한 회복'을 목표로 35%의 임금 인상안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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