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런던서 발생하는 여성 살인범죄, 흑인 피해자가 더 많았다"[통신One]

지난해 살인사건 여성 피해자 13명 가운데 8명이 흑인
여성 지원단체 "흑인 여성 위기 직면…정치권·경찰 나서야"

영국의 여성 지원단체 사우스올블랙시스터즈(Southall Black Sisters)가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우스올블랙시스터즈 홈페이지 갈무리) 2024.05.28/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흑인 여성들이 다른 인종 여성들보다 높은 비율로 살해당한다는 통계 수치가 나와 흑인 여성 커뮤니티 안에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페미사이드(Femicide)는 일반적으로 여성을 타깃으로 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행 가운데서도 흑인 여성이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PA 통신이 런던 메트로폴리탄 경찰로부터 입수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런던에서 살인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여성 피해자 21명 가운데 9명(43%)이 흑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에는 13명의 여성 피해자 가운데 8명(62%)이 흑인이었다.

런던 메트로폴리탄 경찰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에는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범죄 25건 가운데 13건, 2022년에는 21건 가운데 16건, 2023년에는 13건 가운데 7건이 흉기로 저지른 범행이었다.

이번 데이터 수치는 여성 지원단체들에도 충격적인 결과다.

여성 지원 단체인 사우스올블랙시스터즈(Southall Black Sisters)는 살해 피해자들의 인종적 구분에서 나타난 수치가 '충격적'이라면서도 "흑인 여성에게 불균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은 슬프게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셀마 타하 사우스올블랙시스터즈 전무 이사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흑인 여성들의 존귀한 삶의 가치가 왜 이렇게 사라져야 하는 걸까요"라고 되물으면서 "그들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치인과 경찰이 나서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성 시민단체들은 경찰과 런던시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대응이 미흡하다고 비판한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폭력이나 살인 범죄의 경우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런던 시장인 사디크 칸은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폭력 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공중보건 접근법의 일부로 1억6300만 파운드(약 2831억9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관련 예산안에는 흑인, 아시아계, 소수 민족 공동체의 여성들을 지원하는 단체와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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