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라파 검문소 관리 17년 만에 재개 결정…"이스라엘이 동의해야"

EU, 국경지원임무단 라파 재파견 합의
로이터 "라파 내 적대행위 끝나기 전까진 어려울 듯"

11일(현지시간)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검문소에 사람들이 몰려 서있다. 2023.12.13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럽연합(EU)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국경 검문소 관리를 위한 민간 인력 파견 임무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EU가 라파에 인력을 다시 파견하려면 이스라엘 측의 동의가 필요하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EU 국경지원임무단'(EUBAM) 부활에 대한 정치적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혔다.

EUBAM은 2005년 라파 검문소에 파견돼 중립적인 입장에서 인력과 물자의 흐름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했으나, 2007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한 뒤로 활동을 중단했다. 임무가 이번에 재개된다면 약 17년 만이 된다.

라파는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를 잇는 유일한 통로다. 지금은 이스라엘이 3주 전 라파 검문소의 가자지구 쪽 구역을 장악하면서 폐쇄된 상태다.

보렐 대표는 "이번 임무 재개는 가자지구 안팎으로 사람들의 통행을 지원하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에 대한 물자와 인력 투입을 원활하게 만들어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집트, 그리고 특히 이스라엘 당국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라며 "우리는 보안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U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라파 검문소에 대한 파견 임무 재개를 논의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라파에서 적대적 군사행위가 중단되기 전에 EU의 임무가 재개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라파 검문소에서는 이날 이집트 보안군과 이스라엘군 사이에 총격이 오가면서 이집트 군인 1명이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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