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내주 '주요국 최초' 금리인하 할듯…"역풍은 없다"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필립 레인 <자료 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주 주요 경제국 최초로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ECB 수석 경제학자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앞서 금리를 내리는 것에 역풍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를 갖고 다음 달 6일 있을 ECB 정책회의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현시점에서는 최고 수준의 규제를 해제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3년 전 ECB는 다른 주요 국가에 비해 가장 늦게 금리를 인상했는데, 이제 가장 처음 금리를 인하하게 됐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근접했으니, ECB가 기준 금리를 사상 최고치인 현재의 4%에서 0.25%포인트(p) 내릴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스위스, 스웨덴, 체코, 헝가리 중앙은행은 올해 이미 기준 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연준과 영란은행 등은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작으며 일본은행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영국에 앞서서 금리를 내리게 된 데 대해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미국보다 더 빠르게 하락했는데 그 이유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충격이 매우 컸고 이에 대처하는데 유럽이 큰 비용을 들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ECB가 향후 금리 인하 경로를 제한적으로 잘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되고 은행의 목표치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ECB 정책 입안자들은 올해 금리를 제한적인 범위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매우 문제가 될 수 있고 아마도 (인플레이션을) 제거하기에는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ECB가 금리 인하 속도를 데이터에 기초해 평가하면서 "비례적인지, 제한 구역 내에서 안전한지, 하락하는 것이 안전한지"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주 26명의 위원이 채택할 금리 결정안 초안을 작성해야 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ECB가 연준에 앞서,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고 유로존 내 수입품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레인은 ECB가 '중요한' 환율을 고려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환율에 변동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2022년 정점을 찍었던 10% 이상에서 4월에는 3년 만에 최저치인 2.4%로 떨어졌다. 유로존 목표치 2%에 근접한 것이다. 다만 이번 주 발표될 5월 수치는 2.5%로, 전월보다 다소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 가격을 끌어올리는 빠른 임금 상승으로 인해 여전히 상당한 비용 압박이 있다"면서도 ECB가 금리 인하를 2025년까지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