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방' 탓하던 러시아, 공연장 테러 IS 연루 첫 인정
- 권영미 기자,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조소영 기자 = 러시아 정부가 지난 3월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가 이슬람국가(IS)의 소행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그간 이 테러를 우크라이나나 서방과 연관시키려는 시도를 여러 차례 해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콘서트홀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 관련해 20명 이상을 구금했다면서, 테러리스트들의 행동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지역의 이슬람국가 테러 조직 '빌라야트 호라산'의 '아프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에 의해 조정됐다고 밝혔다.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이날 "현재 우리는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의 전체 범위를 확립하고 있다. 직접적인 가해자와 공범을 포함하여 이미 20명 이상이 구금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러리스트의 준비, 자금 조달, 공격, 철수는 ISIS-K 구성원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개입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이 공격을 마치자마자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분명히 받았고, (국경의) 반대편에 그들을 위한 '창구'(탈출로 의미)가 준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이 공격에 직접 관여했다고 이미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르트니코프는 이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당시 테러 직후 ISIS-K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고 우크라이나는 자국이 관련 없다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주장해 왔는데 이날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IS와 우크라이나 둘 다의 책임으로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지난 3월 22일, 한 밴드의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에 여러 무장한 사람들이 모스크바의 '크로쿠스 시청'에 침입하여 관객과 직원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들은 건물에 불도 질렀다. 이 테러 공격으로 144명이 희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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