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총리 총격범 "죽이려던 건 아냐"
"30년 된 권총으로 몸통 아랫부분 겨냥…다치게 하고 싶었을 뿐"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에게 총을 쏜 혐의로 체포된 70대 남성은 법정에서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특별형사법원은 23일(현지시간) 피초 총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유라이 친툴라(71)의 법정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9쪽 분량의 법원 문서에 따르면 친툴라는 피초 총리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보유한 지 30년이 넘은 총기를 사용한 건 피초 총리를 살해하려던 게 아니라 상처를 입히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친툴라는 지난 13일 범행을 결심했다. 그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9㎜ 구경의 CZ75 권총으로 피초 총리를 부상시킬 계획을 세웠다.
이틀 뒤인 15일 오후 2시 35분 그는 권총과 탄창 2개를 들고 범행 장소에 도착했다. 피초 총리가 가까이 왔을 때 친툴라는 그의 몸통 아랫부분을 겨냥해 총을 5발 쐈다.
피초 총리는 5발 가운데 3발에 맞아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친툴라는 "살해할 의도는 없었지만 그를 다치게 해 건강을 해치고 싶었다"면서 "내 행동을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피초 총리에게도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고 검진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친툴라는 문학 동호회 회원이자 여러 책을 쓴 시인으로 알려졌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는 피초 정부가 문화·미디어 분야 종사자를 박해하는 정책을 폈기 때문에 행동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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