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로 앞당겨진 영국 총선…14년 만에 노동당으로 정권교체 전망

보수당, 1997년 참패 재연 가능성

리시 수낵 영국 총리(보수당)가 22일(현지시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깜짝 연설을 갖고 "오늘 일찍 국왕(찰스 3세)과 대화하고 의회 해산을 요청했다"며 "국왕께서 요청을 승인하셨고 7월 4일에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5.22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영국의 총선이 오는 7월로 앞당겨지면서 이번 선거가 어떤 절차에 따라 이뤄질지,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일찍 찰스 3세에게 의회 해산을 요청했다면서 7월 4일에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총선 시기는 총리가 결정할 수 있는데, 내년 1월까지는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 속에서 수낵 총리는 당초 올해 하반기를 총선 시기로 제시했다가 이같이 앞당겼다.

총리실은 의회가 오는 24일까지 입법적인 것들을 마무리하고 현재 회기를 종료한 후 30일에 공식적으로 해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 5주간의 선거운동 캠페인이 공식 시작된다. 정부는 '퍼다'(purdah)라고 부르는 사전 선거기간에 진입해, 다음 정부가 선출되기 전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제한된다.

영국(the UK)의 선거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또는 그레이트 브리튼과 북아일랜드)로 나눠 650개의 의석을 놓고 경쟁한다. 영국은 각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해당 지역의 의회를 대표하도록 하는 '최다득표자 당선'(first-past-the-post)'시스템이다.

한 정당이 의회에서 최소 326석의 과반수를 확보하면 정부를 구성하고 그 당수가 총리가 된다. 절반을 넘은 정당이 없으면 2010년 보수당이 자유민주당과 했던 것처럼 가장 많은 의원을 보유한 정당이 더 작은 정당과 연합을 형성한다.

영국의 마지막 총선은 2019년 12월 12일에 이루어졌으며 당시 총리였던 보리스 존슨이 이끄는 보수당은 제러미 코빈이 이끄는 노동당에 맞서 싸워 압승을 거두었다. 브렉시트 완수를 내세워 당선된 존슨 총리는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보건 규정을 어기고 총리 관저에서 파티를 여는 등의 행각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후 보수당은 리즈 트러스 총리를 내세웠지만 그는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다가 금융시장이 들썩여 7주 만에 물러났고 현재의 수낵 총리로 교체됐다.

2010년 이후 권력을 잃은 노동당은 최근 2년 동안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민들의 생활고와 2016년 브렉시트 투표 이후 5명의 총리가 들어선 데서 알 수 있는 극심한 보수당 내분 덕이었다.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낵 총리의 보수당은 1997년 기록한 참패를 다시 재연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의 유고브 조사에서 노동당은 2019년 총선보다 201석을 더 얻는 403석, 보수당은 210석을 잃은 155석을 얻는 것으로 나왔다. 보수당은 2019년 총선에서는 얻은 365석의 절반도 못 지키는 셈이 된다. 한편 자유민주당(LD)은 2019년보다 38석을 더 얻은 49석을 얻을 전망이다.

1997년 토니 블레어 전 노동당 총리는 하원 의석 659석 중 418석을 차지해 보수당 총리 존 메이저를 압도적인 표차로 꺾었다.

스코틀랜드 역시 노동당이 가장 큰 정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노동당이 28석, 그 뒤를 이어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1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의회는 7월 9일에 소집되어 새 의장이 선출되고 그 후 국회의원들이 취임할 예정이다. 공식 개회 날짜는 7월 17일이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