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앙숙' 그리스-튀르키예 정상 만난다…"관계 새로운 국면"

지난해 12월 그리스에서 회동…관계 개선 의지 보여
최근 정교회 건물→모스크 전환으로 갈등…"개종 시도 바꿀 것"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왼쪽)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 회담을 열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3.7.13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튀르키예를 방문한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튀르키예를 방문해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리스 매체 카티메리니와의 인터뷰에서 "회담은 이웃 국가 간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에게해의 평화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관계의 수준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초타키스 총리도 튀르키예 매체 밀리예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적이 아니라 이웃"이라며 "건설적인 길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웃 국가인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에게해 영유권과 동지중해 에너지 탐사권, 튀르키예계와 그리스계로 분단된 북·남 키프로스를 두고 오랜 기간 다툼을 벌여 왔다.

그러다 지난해 2월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그리스가 구호품을 보내며 해빙 양상을 띠었다. 이후 지난해 12월 양국 정상은 그리스에서 만나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우호적이고 좋은 이웃 관계'를 촉구하는 선언문에 서명하며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에르도안 대통령이 보수·민족주의 성향의 지지자들을 결집하겠다며 이스탄불에 있는 비잔틴제국 시절 교회들을 이슬람 사원으로 전환하자 양국 관계는 다시 악화됐다.

정교회 건물로 문을 연 성소피아와 카리예 교회는 1934년 박물관으로 바뀌어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다 2020년 성소피아는 이슬람 사원으로 전환됐고, 카리예 박물관도 지난 6일 4년간의 복원 작업 끝에 이슬람 사원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도시에는 모스크가 부족하지 않다"며 "그것은 문화적 유산을 다루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회담을 통해 카리예 교회를 이슬람 사원으로 바꾸려는 에르도안의 시도를 바꿀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