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북아일랜드 2025년부터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중단[통신One]
내년 4월 1일부터 시행…"매주 500만개 폐기물 쏟아져"
교육부 연구 "11~17세 아동·청소년 일회용 전자담배 흡연 9배 껑충"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북아일랜드 자치정부가 오는 2025년 4월까지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와 공급을 전면 중단하는 정책을 실현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BBC 방송, 벨파스트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서는 매주 약 500만개에 달하는 일회용 전자담배가 쓰레기로 버려지거나 무단 투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앤드루 뮤어 북아일랜드 환경부 장관은 약 1년 안에 일회용 전자담배를 금지하는 것은 야심 찬 계획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책 실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일회용 전자담배 쓰레기는 일회용 컵과 음식물 쓰레기만큼이나 쓰레기 총량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뮤어 장관은 "영국 전역에서 매주 500만개 상당의 일회용 전자담배가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고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회용 전자담배 폐기물은 플라스틱, 니코틴, 금속, 리튬이온배터리를 환경으로 유입시켜 환경과 생물다양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아일랜드 정부는 자체적으로 일회용 전자담배 공급과 판매를 중단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내년 4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호흡기 질환 자선단체인 '천식과 폐(Asthma + Lung)' 영국지부 책임자인 조셉 카터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고 아동·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천식과 폐 영국지부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거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80% 이상이 흡연 이력이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전자담배를 흡연하는 것과 학교 안에서 전자담배를 접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영국 정부가 올해 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전자담배를 피는 영국 전체 아동·청소년 수가 3배나 증가했다. 11세에서 15세 사이의 전체 아동·청소년 가운데 9%가 전자 담배를 흡연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반 전자담배가 아닌 일회용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11~17세 청소년 비율은 9배 가까이 늘어났다.
영국 교육부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영국 청소년 11~17세 전자담배 흡연자 가운데 69%가 일회용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기준 7.7%에서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약 2년 만에 11~17세 아동·청소년의 일회용 전자담배 흡연율이 9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이는 일회용 전자담배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알려지지 않았고 니코틴 중독성을 고려할 때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교육부는 전했다.
한편 영국 하원 의회는 지난달 2009년생인 15살 청소년부터는 담배를 살 수 없고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의 자치정부 모두 관련 법안에 지지 의사를 보냈고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는 각각 자체 법령을 마련해 2025년에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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