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자 유사프 스코틀랜드 수반 '불신임 위기' 돌파할까[통신One]

유사프 "불신임 투표 맞서 싸울 것…야당, 마음 돌리길 바라"
노동당, 내각 전체 불신임 제출했지만 통과 가능성 '낮아'

영국 스코틀랜드 힐크레스트 홈스 주택개발 현장에서 훔자 유사프 스코틀랜드 제1장관이 언론에 연설하고 있다. 2024.04.2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자 제1장관인 훔자 유사프가 다음주 예고된 불신임 투표와 관련해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26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스카이뉴스,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유사프 장관은 불신임 투표에 직면한 자신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나는 불신임 투표와 맞서 싸울 것"이라며 "불신임 투표에서 승리할 모든 각오가 돼 있다"고 스카이뉴스에 말했다.

또한 스코틀랜드 녹색당이 유사프 장관의 불신임 동의안을 찬성한 것에 대해 마음을 돌리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다가오는 총선과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도 자신이 책임지고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SNP) 소속인 유사프 장관은 녹색당과의 연정 합의가 무산되면서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미 스코틀랜드 NHS(국민보건서비스)가 청년층 트랜스젠더를 위한 새로운 사춘기 차단제 처방을 중단하고 2030년까지 목표로 했던 기후 변화 정책 목표까지 폐기한 일 때문에 갈등을 키워온 상황이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보수당은 유사프 장관 개인에 대한 불신임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고 다음날인 26일에는 노동당이 유사프 장관과 내각 전체에 대한 불신임안을 투표에 부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녹색당 공동대표인 패트릭 하비가 "신뢰는 깨졌고 스코틀랜드 국민당은 새로운 리더를 찾아야 한다"면서 보수당이 제출한 유사프 장관 개인에 대한 불신임안을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3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으로 선출된 유사프 장관은 각 정당 대표들과 대화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녹색당을 포함한 야당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대화에 응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노동당은 물론 자유민주당과 보수당, 녹색당도 유사프 장관에 대한 불신임 투표에 찬성할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집권당인 스코틀랜드 국민당(SNP)은 현재 스코틀랜드 의회 전체 129석 가운데 63석으로 과반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2석 부족한 상황이다.

나머지는 스코틀랜드 보수당과 연합당 31석, 노동당 22석, 녹색당 7석, 자유민주당 4석, 알바당 1석, 무소속 1석으로 구성돼 있다.

유사프 장관 개인에 대한 불신임 투표는 법적 효력이 없다. 스코틀랜드 선거는 법령에 따라 진행되고 지도자가 떠난다 해도 정부 내각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당이 제기하는 내각 전체에 대한 불신임안은 이야기가 다르다.

노동당이 제출하겠다고 선언한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유사프는 물론 내각 전체가 법적으로 사임해야 하고 조기 선거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의회에서 스윙보트(swing vote)로써 결정권을 쥐고 있는 알바당(Alba Party)의 애쉬 레건 의원이 노동당의 불신임 동의안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신 유사프 장관을 지지해 주는 대가로 당이 원하는 스코틀랜드 독립, 여성 권리 향상, 유능한 거버넌스 등 보다 많은 의제들을 현 정책에 반영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알바당과 녹색당 등 야당을 설득해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유사프 장관의 입지를 감안하면 이들의 요구가 일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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