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美 지원 늦추려 우크라 철도 공격 강화…보급로 차단 노려
우크라 전역 기차역 3곳 공습…6명 사망·31명 부상
내달 전승절 앞두고 승기 굳히기 위해 공격 나서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러시아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운송을 늦추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역의 철도 시설을 공습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서 철도로 운송되는 "서방 무기와 군사 장비"를 표적 삼아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 동북부 하르키우의 발라클리야 기차역과 중부 체르카시 지역의 한 기차역도 공격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공격으로 민간인 6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으며, 사망자 중 3명은 철도 노동자라고 발표했다.
이번 철도 공격은 지난 24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서방 무기의 보급 센터와 저장기지 공격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발생한 것이다.
총 1만9000여㎞에 달하는 우크라이나의 철도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큰 역할을 한다. 최전선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곡물, 인도적 구호품 등 모든 것을 수송하며 무엇보다 서방에서 공급받는 중화기를 전선 곳곳으로 공급하는 핵심적인 인프라다.
이에 러시아군은 종종 우크라이나의 철도를 공격했으며 이번 공격 역시 최근 미국의 610억 달러(약 84조 원) 규모의 군사 지원안 통과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 우크라이나 안보 소식통은 AFP에 러시아가 내달 9일 전승절을 앞두고 공세를 강화하기에 앞서 "우크라이나 철도 인프라를 파괴해 군수품의 보급로를 차단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최근 미국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지연됐던 사이 동부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며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내 왔는데, 이번에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대폭 지원하게 되면서 전선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미국이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기 지원안을 발표하면서 영국·독일·네덜란드 등 다른 국가들도 새로운 지원안을 약속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미국 등 회원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환영하며 "이제 이러한 약속을 무기와 탄약의 실제 전달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고 강조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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