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코로나 봉쇄 경험한 학생들 학업성적, 향후 5년간 계속 악화"[통신One]

2023 중등교육과정 5등급↑…"2030년에 5%p 더 떨어질 것"
"교육 평등화 정책 안 세우면 코로나 학습손실 영향 10년 장기화"

영국 허트퍼드의 한 초등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봉쇄돼 텅 비엇다. 2020.03.20/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학교 봉쇄 조치로 학업 능력이 저하된 학생들의 시험 성적은 갈수록 떨어지고 소득 격차도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복지 연구기관인 너필드 재단이 지원한 이번 연구 보고서는 영국의 중등교육과정(GCSE) 의 학업성취도 결과가 2030년까지 꾸준히 악화해 수학과 영어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학생이 40% 미만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리 엘리엇 메이저 엑시터대학교 사회 이동성 교수는 "평등화 정책의 뗏목이 없다면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폐쇄의 피해는 앞으로 10년 동안 여러 학년의 학생들이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엑시터대학교,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교,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코로나 기간 학교에 가지 못한 경험이 5세, 11세, 14세 아이들의 사회적, 정서적, 인지 능력과 읽기, 쓰기, 수학 능력을 어떻게 저해했는지 처음으로 측정한 연구다.

지난해 GCSE 시험을 치른 학생 가운데 45.3%가 영어와 수학에서 5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교육부에서 5등급은 합불을 가르는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집에 갇혀 있었던 당시 5세 아이들은 GCSE를 치르는 2030년에 5등급 이상을 받는 비율이 40%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한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기간 벌어진 학습 손실이 시험 결과는 물론 기존의 학생들 간의 불리한 격차를 계속해서 확대할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한 코로나19로 학습 손실을 경험한 학년들은 GCSE 시험 성취도가 떨어지고 이는 결국 평생 수입 저하로 이어지는데 국가 경제에 미치는 피해액을 계산했을 때 314억 파운드(약 53조7486억원)로 추산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영국의 상대적 소득 이동성 수준이 앞으로 10년 동안 여러 학년에 걸쳐 12~1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전국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된 학부생을 튜터로 고용해 학생들의 기초 능력을 향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저소득 계층 학생과 교육 질 향상이 필요한 지역사회에 봉사한 학교에 성과 점수를 부여하도록 영국 교육기준청(OFSTED)의 평가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메이저 교수는 "우리가 제안하는 정책은 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어린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학교 시스템 균형을 재조정하는 것"이라며 "크게 뒤처져 교실에 결석하거나 사회에서 필요한 기본 기술 없이 학교 밖 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있는 학생 그룹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이동성 수준의 하락은 사회에 긴 그림자를 드리울 위험이 있다"고 했다.

에스미 릴리 화이트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교 연구원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영국의 팬데믹 대응은 사회 정서적 기술과 과외 지원, 복지에 대한 강조가 덜하고 학업 따라잡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개선 접근 방식을 배우기 위해 더 긴밀한 국제적 협력을 시도한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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