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IWF "3~6세 유아 집 안에서도 소아성애자 표적 될 수 있어"[통신One]

성적 아동 콘텐츠 사이트 3년 연속 증가…지난해 27만5천여건 적발
악용되는 AI 기술 세계 합의된 규제 없어…"IT 기업 규제 강화해야"

인공지능(AI)으로 특정 인물의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 관련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아동의 누드 이미지를 만들어 온라인에 유포하고 아동을 협박하거나 갈취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가정 안에서도 자녀에 대한 이미지나 영상이 소아성애자들의 성적 목적으로 유출되거나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인터넷 감시재단(IWF)은 23일(현지시간) 3~6세 어린이가 웹캠과 카메라 장치를 통해 성적 학대와 조종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범죄자들은 아이들이 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휴대전화와 카메라가 장착된 기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동이 자신의 이미지나 동영상을 캡처해 공유하도록 조종당하거나 협박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자기 모습이 녹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나 누군가 자기 모습을 찍어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지 대부분은 아동이 집 안 침실이나 가족 욕실에 혼자 있거나 형제자매, 친구 등 다른 아동과 함께 있을 때 찍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은 온라인에서 아동 성 학대 자료를 삭제하고 있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접수된 아동 성 학대 이미지 신고 접수 건수는 기록적이라고 밝혔다.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아동 성적 학대 콘텐츠가 포함된 웹 페이지는 27만5000건 이상 적발됐다. 수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분류되는 A등급도 6만2652개나 발견됐는데 이는 2022년 기준 5만1369개에서 또다시 증가한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A등급에 해당하는 웹페이지 적발 건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관련 웹페이지의 2023년 기준 적발 건수는 2021년보다 약 38% 늘었다고 재단은 분석했다.

또한 피해자를 조종해 성적인 이미지를 보내도록 만든 다음 돈을 주지 않으면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2월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AI 이미지 생성기를 위한 가장 큰 훈련 세트 가운데 하나를 구성하는 수십억개의 이미지 일부에 아동 성적 학대 자료가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해 보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에 활용되는 AI 기술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계적인 합의가 없다 보니 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조처를 하더라도 별 효과가 없다는 회의론마저 나온다.

IWF의 최고 경영자수지 하그리브리즈는 "자녀를 조종해 충격적인 성적 학대 행위를 요구하는 기회주의적 범죄자들은 이제 먼 위협이 아니다"라며 "6세 미만의 어린이들이 이런 표적이 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연령에 맞는 대화를 통해 어린이들이 위험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톰 투겐다트 영국 안보장관도 IWF의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부모가 아이들에게 소셜미디어 사용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투겐타트 장관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플랫폼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기술기업이 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더 강력한 안전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9일에 오프콤이 발표한 연구 보고서 '어린아이들의 온라인 세계를 들여다보는 창'에 따르면 영국의 3~4세 어린이 4분의 1이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고 4분의 3은 태블릿PC를 사용한다.

한편 영국 정부는 16세 미만에게 스마트폰 판매를 금지하고 소셜미디어 사이트의 최소 가입 연령도 13세에서 16세로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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