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우크라 원조, 베트남·아프간처럼 대실패로 끝날 것"(상보)

러 외무부, 美서 동결된 러 자산 압류 가능하다는 법안 내용은 "절도"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2024.01.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김성식 기자 = 러시아 대통령궁이 우크라이나에 608억 달러(약 84조 원)를 지원하기로 한 미국 의회의 결정이 "대실패(fiasco)"로 돌아올 것이라며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러시아와의 하이브리드 전쟁에 더 깊이 빠져드는 것은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소란스럽고 굴욕적인 대실패로 이어질 것"이라 21일(현지시간)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20여년의 전쟁 끝에 결국 공산권이 승기를 잡은 베트남전과 10년간의 주둔 끝에 미군의 철수로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전 등을 의식한 것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개입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무조건적이고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까지 버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미국의 지원 법안으로 진짜 혜택을 보는 것은 미국 방위 회사라고 꼬집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 중, 미국이 대러 제재로 동결 중인 수십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내용에 대해 "절도"라고 잘라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은 수개월간의 진통 끝에 지난 20일 미 하원을 통과했다.

러시아는 법안 통과 당일에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미국은 더 부유해지지만 우크라이나는 더욱 파멸하고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살해당하게 될 것"이라며 살벌한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제2의 아프가니스탄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신호"라며 미국의 원조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반겼다.

한편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자금 및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자국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군대 파견에는 거듭 선을 그으며 가능성을 배제해 왔다. 이는 베트남 및 아프가니스탄 분쟁과 구별되는 근본적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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