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더이상 감세 안 돼" 총선 앞둔 영국 '경고등'[통신One]
영국 GDP 대비 국채비율 올해기준 92.9%...5년뒤 98% 예측
IMF 블로그 "선거 연도마다 적자 증가…공공재정 조여매야"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국제통화기금 IMF가 올해 총선을 앞둔 영국을 향해 공공 재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감세 공약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간) IMF의 반기 재정점검(Fiscal Monitor) 보고서와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달 제러미 헌트 재무부 장관이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국민보험(NI) 분담금 비율을 삭감해 이미 영국의 국가 부채를 줄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헌트 장관이 가을 총선을 앞두고 추가 세금 감면을 발표할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IMF 분석에 따르면 영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20년 말부터 현재까지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GDP 대비 국채 비율은 92.9%를 기록했고 오는 2029년에는 98%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한국의 나랏빚이 1100조원을 넘어서면서 GDP 대비 국채 비율이 55.2%를 뛰어넘어 충격을 준 것과 비교한다면 이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도 볼 수 있다.
IMF는 "(영국 정부가)국민보험 분담금 비율을 2% 감축하는데 100억 파운드(약 17조 2405억원)를 지출하기로 한 결정은 막대한 감세"라며 "일부분은 잘 고안된 세금 인상으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중기적으로는 부채 궤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예산책임청(OBR)이 영국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예측 5년 차에 해당 수치를 소폭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공공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고도 세금을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예산책임청은 IMF와 다른 방식으로 국가 부채 수치를 계산하지만 양 기관 모두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부의 민생경제 지원 예산이 늘어나면서 부채 수치가 크게 악화했다고 분석한다.
IMF는 향후 영국의 공공지출과 주요 수입 간 격차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IMF 경제학자들은 IMF 블로그를 통해 "역사적으로 보면 각국의 정부는 선거 기간 동안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세금을 덜 부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선거 연도의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선거가 없는 연도와 비교했을 때 0.4%포인트를 초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많은 선거가 치러지는 올해에는 각국의 정부들이 건전한 공공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조여 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국의 정부들이 감세를 고려하기보다는 공공 재정을 재건하는 데 집중해 예상치 못한 추가 충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구 노령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에너지 녹색 전환을 포함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중되는 지출 압박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 성장 전망이 갈수록 둔화하고 높은 실질 금리가 유지되면서 재정 공간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도 언급됐다.
특히 인구 노령화를 겪고 있는 선진국은 기존 복지수혜 자격을 개혁하고 별도의 조치로 의료보장 혜택과 국민연금 지출로 인한 재정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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