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노동당 인종차별 표현 '좋아요' 누른 총선 후보 자격 정지[통신One]
신고 접수 다음날 초고속 정직 처리…로치데일 보궐선거 의식한 듯
노동당 "당내 규칙과 절차에 따라 조사 진행"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스코틀랜드 노동당이 인종차별적 표현을 담은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한 총선 후보자를 자체 조사하기로 결정하고 당원 자격을 정지했다.
11일(현지시간) BBC방송과 일간 가디언,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 동부 커콜디와 카우덴비스 지역구에 출마한 윌마 브라운 노동당 후보가 당원 자격을 정지당했다.
커콜디와 카우덴비스는 과거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맡았던 지역구이기도 하다.
윌마 브라운 후보자는 품자 유사프 스코틀랜드 제1장관과 성별인지에 대한 스코틀랜드 정부의 입장을 비판하는 내용이 포함된 여러 게시물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운 후보는 한 인도인에게 '결코 영국인이 될 수 없다'고 말한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스코틀랜드 제1장관인 품자 유사프를 '가자지구의 제1장관'이라고 지칭하거나 유사프의 이름을 비꼬아 만든 '하마스 유스리스' 라고 표현한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스코틀랜드 노동당은 지난 9일 밤에 브라운 후보와 관련된 내용을 보고받고 다음 날 바로 그의 당원 자격을 정지했다.
지난달 로치데일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노동당 후보 아즈하르 알리의 반유대주의 발언 논란이 불거진 이후 노동당이 보인 태도와는 대조를 이룬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알리 후보가 48시간 이후에야 정직 처분을 받은 것에 비해 브라운 후보는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정직 처리됐기 때문이다.
당시 알리의 발언을 두고 당내 조사를 지휘했던 마틴 포드 왕실 고문변호사(KC)는 "알리의 발언은 매우 선동적이고 명백한 반유대주의적이었음에도 노동당의 대처는 엉망이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노동당 대변인은 브라운 후보에 대한 이번 조치에 대해 "모든 민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당내 규칙과 절차에 따라 조사가 진행되고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월 로치데일 선거구에서 알리 후보가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선거운동 막판에 후보 자격을 잃으면서 노동당 후보 공백이 생긴 틈새로 사회주의 정치인 조지 갤러웨이가 당선된 것을 의식한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
한편 스코틀랜드는 이달 1일부터 나이, 장애, 종교, 성적지향, 트랜스젠더의 정체성 등과 관련해 혐오를 부추기는 행위를 범죄로 간주하는 혐오범죄방지법을 시행 중이다. 여기에는 기존에 불법으로 봤던 인종, 국적, 민족을 배척하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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