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입당·25세 의원 당선…37세 최연소 아일랜드 '틱톡 총리'[피플in포커스]

37세 아일랜드 역대 최연소 총리 취임
'젊음' 무기로 청년층 공략…'틱톡 총리'로 조롱받기도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고등교육부 장관 2024.02.1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강민경 기자 = 38세의 나이로 총리직에 오른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전 총리가 갑작스러운 사임을 발표하면서 아일랜드가 다시 한번 역대 최연소 총리인 사이먼 해리스(37) 아일랜드 고등교육부 장관을 국가 지도자로 맞아들이게 됐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아일랜드 집권 여당인 통일아일랜드당(피게네일당)의 대표로 선출됐던 해리스 장관은 이날 정식으로 총리로 취임한다.

해리스 장관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의 남부 위클로 카운티 출신의 인물이다. 그는 10대 때부터 자폐증 인식을 위한 자선 단체를 설립하는 등 정치가로서의 능력이 출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0대 시절을 회상하며 당시 행동에 자폐증을 앓고 있는 남동생을 언급했다. 해리스는 "자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부모님이 겪은 스트레스와 긴장을 보며 좌절했고 어린 나이에 정치에 참여하게 됐다"고 계기를 밝혔다.

그는 대학 진학 후 프랑스어와 저널리즘을 공부하다가 3학년이던 2008년 학교를 중퇴했다. 이후 프랜시스 피츠제럴드 아일랜드 전 상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기며 본격적으로 정계에 진출하게 된다.

해리스는 결국 2009년 높은 득표율을 얻어 위클로 카운티 의회 의원으로 선출되며 지역에서부터 정치를 시작했다.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불과 2년 뒤인 2011년에는 25살의 나이로 하원에 입성하면서 최연소 국회의원을 기록했디.

피츠제럴드 전 의원은 "해리스가 짧은 기간에 여기까지 온 이유는 그가 늘 정치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제가 해리스에게 가장 존경하는 점은 직감적으로 나아갈 용기가 있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고등교육부 장관이 24일 집권 통일아일랜드당 대표로 선출됐다. 2024.3.24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이후 그는 보건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등 나랏일을 도맡으며 행정가로서도 거듭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해리스가 자신의 젊음이 셀링 포인트가 된다는 점을 포착했고 이를 이용했다고 분석했다.

2018년 아일랜드는 여성의 낙태를 금지하는 헌법인 수정헌법 8조를 폐지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했는데, 이때 해리스는 폐지를 찬성하는 편에 앞장서 청년층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다시 낙태 금지 조항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에오인 오말리 더블린 시립대학 정치학 부교수는 "일부는 그것이 실용적이고 개방적이며 어떤 사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기꺼이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다른 이들은 해리스가 강한 원칙이나 신념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그는 원칙보다 인기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최근에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유권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젊은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리스가 공식 석상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올라오는 이 계정은 현재 9만6400명의 틱톡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해리스 장관의 총리 취임 이후에는 험난한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해리스는 오는 6월 7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6월 유럽 의회 선거, 내년 총선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에 맞서 당을 이끌어갈 임무를 맡게될 예정이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