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오폭에 英 보수당 내분…"무기수출 중단해야"[통신One]

앨런 던컨 "일부 의원, 이스라엘 이익 대변·로비 활동"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도 '무기판매 중단' 압박 직면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의 차량이 파괴된 모습. 이 사건으로 WCK 관계자 7명이 숨졌다. 2024.04.0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안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무기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면서 집권 여당인 보수당 안에서도 내분이 일어나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안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이스라엘군의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차량 오폭으로 구호 요원 7명이 사망한 사건이 촉매제가 됐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LBC 라디오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보수당 베테랑 의원이자 윈스턴 처칠의 손자인 니콜라스 소움즈는 이스라엘의 행동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경고 메시지와 무기 거래 중단을 촉구했다.

정부와 데이비드 캐머런 외무장관이 수동적인 태도를 일관하는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의 비인도주의적 행위가 계속되자 이에 대한 논쟁도 점차 격렬해지고 있다.

보수당 소속 앨런 던컨 전 외무차관은 정부 장관과 당내 동료들 가운데 일부를 '친이스라엘 극단주의자'라고 지칭하고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기 때문에 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던컨 전 외무차관은 전날(4일) LBC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지방자치부 장관 출신 에릭 피클스 상원의원과 다른 보수당 동료인 스튜어트 폴락 상원의원이 이스라엘의 '보수파 친구들(CFI)'이란 단체를 통해 이스라엘을 위해 로비를 하면서 다른 나라의 국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던컨 전 차관은 또한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이스라엘군의 현재 전술을 지지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날 보수당은 당차원에서 던컨 전 외무장관의 발언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조사하도록 촉구했다.

노동당 소속인 사디크 칸 런던 시장과 토니 블레어 정부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마거릿 베케트 노동당 하원의원도 정부에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때문에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현재 대(對) 이스라엘 무기 판매 중단을 지지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했다.

지난 36년 동안 하원의원으로 활동해 온 소움즈는 월드센트럴키친의 구호활동가 7명이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의 무인기(드론) 오폭으로 숨지자 "영국은 이스라엘에 무기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당 소속 수엘라 브레이버만 전 내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 절대 아니라고 주장했다.

브레이버만 전 내무장관은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무기거래 중단)제안 자체가 터무니없다"며 "민간인 사상자를 제한하고 가자지구에 원조를 받아 배분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 이상을 조치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4일 전직 대법관 4명을 포함한 800여명의 법조계 인사들이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경고하고 무기 거래 중단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정부에 전달했다.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도 최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행동이 '무모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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