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문제로 행사 불참한 교황, 부활절 새벽 미사 집전

목소리 거칠고 숨 찼지만 원고 모두 낭독해
최근 건강 문제로 행사 불참 잦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30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부활절 성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024.03.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박재하 기자 = 건강 관리를 이유로 부활절 행사에 불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활절 새벽 미사를 집전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새벽 미사에 참석해 2시간가량 집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이기심과 무관심의 고무 벽이 보다 정의롭고 인간적인 도시와 사회를 건설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며 "잔인한 증오와 전쟁에 산산조각이 나버린 평화에 대해 우리 모두가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예수의 무덤을 봉인한 돌이 부활하면서 뒤로 굴러떨어졌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신도들에게 슬픔과 두려움, 역경에 짓눌려도 신앙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미사 도중 목소리가 거칠고 숨이 차기도 했지만 한 페이지가 넘는 강론을 포함해 준비한 원고를 모두 낭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를 마친 교황은 휠체어를 타고 퇴장하며 신도들에게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날인 29일 교황은 건강 관리를 이유로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에서 열리는 '십자가의 길' 행사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의 십자가 고난을 되새기는 행사로, 콜로세움 안팎을 행진하며 십자가를 들거나 기도한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감기나 기관지염, 독감 등을 자주 앓았다. 이에 연설이나 미사에 반복적으로 불참해 건강이 악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교황은 만성적인 무릎 질환으로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어오기도 했다.

교황은 31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한다. 이후 마무리 행사로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서서 축복 메시지를 담은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오르비’(Urbi et Orbi·도시 로마와 전 세계에)'를 전할 예정이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