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英 왕실이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꽁꽁' 숨기는 이유

(서울=뉴스1) 조윤형 기자 = 영국 언론들은 다이애나비가 지난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를 피하려다 사망한 사건에 대해 반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처받은 윌리엄 왕세자는 스포트라이트를 꺼려왔고, 해리 왕자 역시 어머니의 죽음이 언론의 사생활 침해 때문이라며 수 차례 분노했다.

그러나 변화하는 인터넷 환경으로 대중의 눈과 귀가 빨라진 상황. 이러한 가운데 왕실의 사생활 보호와 대중의 뜨거운 관심 사이에서 딜레마는 더욱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보당국은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을 수술한 병원의 직원이 '왕세자빈 의료 기록'에 접근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외신은 런던 중부에 위치한 해당 병원에 관해 "찰스 3세 국왕도 최근 전립선 비대증으로 치료받은 곳"이라며 "오랫동안 왕실 '로열 패밀리'를 비롯한 많은 고위층 인사가 다녀간 병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지난 17일 왕세자빈이 윌리엄 왕세자와 함께 거처인 윈저 애들레이드 코티지 인근에 있는 상점가를 방문한 사진·영상을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 속에는 여유로운 미소로 쇼핑백을 든 채 왕세자와 나란히 걸으며 대화를 주고받는 왕세자빈의 모습이 포착됐다. 다소 야위어 보였으나, 건강 이상설 등 그간 불거진 의혹들이 무색하리만큼 밝은 표정과 활기찬 걸음이 눈길을 끌었다.

왕세자는 영상이 보도된 직후 공개 석상에서 아내를 언급하며 각종 소문에 관해 정면돌파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복부 수술 후 2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왕세자빈의 영상은 '루머'에 더욱 불씨를 지폈다. 영상 속 인물이 '진짜' 왕세자빈이 아니라 프로 대역 배우가 연기한 '가짜' 왕세자빈이라는 소문이 소셜미디어상에서 퍼지기 시작한 것.

일각에서는 "왕세자빈의 이목구비와 다르다" "그냥 닮은 사람인 것 같다" "배경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어서 현재 시점의 영상은 아닌 것 같다"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BBC의 소셜미디어 담당인 마리아나 스프링 기자는 "해당 영상이 공개된 지 24시간 만에 '가짜 케이트'라는 주장을 담은 게시물에 대한 조회수가 X(엑스·옛 트위터)에서 1천200만 회, 틱톡에서는 1천100만 회를 기록했다"며 "허위 주장을 담은 게시물들이 활개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의 왕실 담당인 잭 로이스턴 기자 또한 "왕세자빈이 DNA 검사를 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라며 근거 없는 음모론을 비판했다.

다만 영국 텔레그래프는 의혹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상황을 전하며 "왕실이 소셜미디어 세대에 적합한 홍보 전략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왕실은 1980~1990년대 유명 인사를 겨냥한 파파라치 문화의 확산에 적응해야 했던 것처럼 오늘날 인터넷 세대에 걸맞은 새로운 홍보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찰스 3세 국왕의 전처 다이애나비 사후 25년 만에 책봉된 왕세자빈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로 종적을 감췄다. 왕세자빈의 복부 수술 후 처음으로 공식 사진을 공개했으나, 조작설에 휘말렸고 생명 위독설을 넘어 사별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 11일 왕세자빈은 "나도 가끔 사진 편집을 시도한다"라며 직접 가공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yoonz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