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주식회사', 아시아 수탈의 첨병이 되다 [역사&오늘]

3월 20일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설립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암스테르담 본사'(출처: 루돌프 바쿠이젠(유화, 1696), 암스테르담 역사박물관 소장,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602년 3월 20일,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설립됐다.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이자 다국적 기업이 탄생한 순간이다.

네덜란드가 동인도 회사를 설립한 목적은 당시 주요 유럽 국가들과의 대아시아 무역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를 위해서였다. 최대 경쟁자는 2년 앞선 1600년 동인도 회사를 설립해 인도 공략을 선점한 영국이었다. 네덜란드는 이에 맞서 한층 더 원활한 대규모 자금조달과 해외진출 방법을 고안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주식 발행, 유한책임, 법인격 부여 등 현대적인 주식회사의 주요 특징을 갖춘 최초의 회사였다. 또한, 아시아 각지에 무역 거점을 설립하고 식민지를 운영해 자원을 수탈하고 상품을 판매했다. 특히 향신료를 독점 수입하고 차와 비단 등을 유럽으로 들여와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단순한 무역 회사가 아니었다. 정치적, 군사적 권력까지 행사했다. 자체 군대를 보유하고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과 전쟁을 치르기도 했으며, 해적을 토벌하고 무역로를 보호하기 위해 군사력을 행사했다.

대표적인 식민지는 인도네시아의 자바섬이었다. 이곳에는 총독청이 설치돼 포르투갈과 영국 세력을 축출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마침내 17세기 동양 무역에서 우월적 지위를 점하고 세계 최대의 무역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17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쇠퇴가 시작됐다. 영국의 강력한 군사력, 부패한 직원들의 회사 자금 횡령, 방대한 식민지에 대한 관리 실패가 원인이었다. 결국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1799년 해체됐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