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개입' 불안에 몰도바, 프랑스와 방위협정 체결
산두 대통령 "유럽 공동전선 제시"…마크롱 "몰도바 EU가입 지지"
친러 분리독립 트란스니스트리아…관세부과 반발해 러 보호 요청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친(親)러시아 성향의 분리독립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로 인해 러시아의 군사 개입 불안에 시달리는 몰도바가 7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방위협정을 체결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무기 계약, 군사 훈련, 정보 공유를 골자로 한 방위협정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 산두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겨냥해 "침략자를 멈추지 않으면 침략자는 계속 전진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최전선은 우리와 더 가까워진다"며 "유럽은 공동 전선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두 대통령은 "러시아 정권은 에너지 협박과 시위 후원, 허위 정보 유포, 사이버 공격, 선거 개입, 검은돈, 심지어 쿠데타 시도를 통해 우리나라를 통제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방위협정이 몰도바를 보호하겠다는 프랑스의 결의를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공동 성명을 통해 몰도바의 영토 방어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한 사법 개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몰도바는 지난 1월부터 국가 경제 통합을 목적으로 트란스니스트리아에 들어오는 수입품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관세 수입이 18%가량 줄어들자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지난달 28일 특별 회의를 열고 러시아에 보호를 요청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관련 요청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직접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는 트란스니스트리아는 국제법상 몰도바의 영토지만 주민 대다수가 러시아계다. 몰도바가 소련에 속했던 시절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소련 붕괴로 몰도바가 탄생하자 이듬해인 1992년 트란스니스트리아 주민들은 4개월간 내전을 벌였다. 그 결과 몰도바로부터 사실상 독립해 30여년간 고도의 자치권을 누려왔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트란스니스트리아에는 현재 러시아군 15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러시아도 이 점을 들어 몰도바가 트란스니스트리아를 공격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2022년에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수차례 폭발이 발생했는데 당시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을 원하는 러시아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2020년 취임 이래 친서방 정책을 펼쳐온 산두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자 EU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고 같은해 6월 EU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다. 몰도바는 EU 가입을 위한 연내 국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올 가을엔 대통령 선거도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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