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름대교 폭파" 녹취 유출 파문에…獨 국방 "푸틴의 정보전" 반발

38분 분량 녹취 유출…獨 장교들, 타우루스 미사일 지원 등 논의
러 외무, 해명 요구…메드베데프는 "독일, 러와 전쟁 준비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주년을 사흘 앞둔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 제93 기계화여단 '홀로드니야르' 소속 대공포병들이 전투차량을 타고 지난해 5월 러시아군이 점령한 도네츠크의 도시 바흐무트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2024.2.20.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고 크름반도(러시아명 크림반도) 대교를 폭파할 가능성을 논의한 녹취가 유출된 것에 대해 독일 국방부는 러시아가 정보전을 펼치려는 시도라며 반발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은 단순한 도청이 아니다. 이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푸틴이 벌이고 있는 정보 전쟁의 일부"라고 일축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는 복합적인 허위 정보 공격이다. 러시아가 우리를 분열시키면서 우리의 단결을 약화시키려 한다. 푸틴이 성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방부에서 추가로 유출된 기밀 정보가 있는지 파악 중이며, 결론을 내리기 전에 당국의 조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러시아 언론들은 독일군 장교들이 38분 분량의 녹취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는 방안뿐만 아니라, 타우루스 순항미사일의 키이우 인도 가능성 그리고 크름대교 공격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음성을 공개했다.

타우루스는 사거리가 최대 500㎞에 달하는 장거리 미사일로, 우크라이나가 지난해부터 독일에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와 갈등이 고조될 것을 우려해 미사일 지원을 주저해 왔다.

녹취가 유출된 이후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며 독일 정부에 해명을 요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 녹음 파일의 유출로 독일군의 '교활한 계획'이 폭로됐다"고 비판했고 푸틴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독일이 러시아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AFP통신은 "우크라이나의 최전선에서는 병사들이 러시아군에 수적으로 열세하고 탄약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타우러스 미사일은 러시아의 최전방 공격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크라이나군에 엄청난 활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