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마지막 독재자 벨라루스 대통령, 내년 재선 도전
25일 부정 의혹 얼룩진 의회 선거 끝나고 SNS서 발언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1994년부터 집권한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내년 재선을 노리겠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30년째 재임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2025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의 발언은 벨라루스가 부정선거 의혹을 받는 총선을 치른 가운데 나왔다.
지난 25일 치러진 총선은 2020년 대선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전국 단위 선거로, 루카셴코 대통령이 자신의 통치를 연장하기 위해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애초에 실질적인 야당 후보는 출마할 수 없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통치에 반대하는 야권 정치인들은 벨라루스 국민들에게 투표에 참여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망명 중인 야당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가짜 선거를 이용해 정권을 합법화하려는 (루카셴코) 정권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벨라루스 국민들은 가짜를 꿰뚫어 보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투표 결과를 인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또한 "가짜 의회 선거"라고 맹비난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1400명이 넘는 정치범을 구금한 공포의 분위기 속에서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는 게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벨라루스 국민들의 민주주의 열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군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의 정치적·경제적 지원에 크게 의존한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벨라루스 영토 내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배치를 허용했다.
두 나라는 지난달 29일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통합하는 '연합 국가' 창설을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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