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우체국 스캔들 피해자 구제 특별법 마련…7월 시행 목표[통신One]

잉글랜드, 웨일스 특정 기준 충족 피해자 유죄 판결 모두 면책키로
홀린레이크 우체국 장관 “잘못된 수사, 예외적 대응 요구”

케빈 홀린레이크 영국 우체국 장관.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사상 최악의 오심 판결로 불리는 ‘우체국 스캔들’로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았던 우체국 운영자들이 정부의 새로운 법안 마련으로 구제될 전망이다.

이번 법안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던 피해자들에게 우선 적용된다.

관련 법은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유죄 판결 당사자에게 적용되는데 정부는 대부분의 피해자가 구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실제로 횡령이나 부정 회계를 저지른 일부 범죄자가 이번 면책으로 인해 구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불할 가치가 있는 대가(a price worth paying)"라고 말했다.

수백 명이 넘는 무고한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로서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우체국의 자체 수사로 기소된 우체국 운영자는 약 700명으로 집계되고 나머지 283건은 검찰(CPS)과 노동연금부(DWP) 등 다른 기관에서 기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번 법으로 노동연금부의 기소 사실이 중단되지는 않는다.

이번 구제 법안은 피해자가 횡령 또는 부정 회계와 같은 범죄에 연루되거나 호라이즌 시스템이 운영되던 기간 안에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에만 적용된다.

또한 후지쯔의 호라이즌 시스템을 사용하던 우체국에 근무한 경우여야 한다.

이번 피해자 특별 구제법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만 한정되지만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행정부와도 협력해 피해자들의 유죄 판결을 취소하는 구제 방안이 정부의 보상안과 연계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케빈 홀린레이크 영국 우체국 장관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헌법적 민감성은 인정하지만 향후 정부와 의회, 사법부 간에 선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잘못된 수사 규모와 상황은 예외적인 대응을 요구한다"며 “우체국 스캔들로 인해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모든 사람에게 신속한 사법적 정의와 재정적 구제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라이즌 우체국 스캔들은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 후지쯔가 개발한 회계 프로그램 오류로 인해 900명이 넘는 우체국 운영자들이 부당하게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회계 프로그램인 호라이즌이 자체 오류를 일으켜 마치 총수입액이 누락된 것처럼 표기돼 우체국 운영자와 직원들이 돈을 훔쳤다는 혐의를 받았다.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부정 회계와 횡령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됐고 재정적 파산을 겪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도 있었다.

현재까지 102건의 유죄 판결이 뒤집혔지만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명예 회복은 물론 재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을 만큼의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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