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신규 원자력 발전소 웨일스 부지 히타치와 협상 착수[통신One]
민간기업 원전 건설 비용 상승으로 중단한 부지 매입 재추진
英정부, 원자력 발전용량 6GW→25GW 2050년까지 확대
(카디프=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정부가 원자력 기술을 개선하기 위한 광범위한 계획을 추진중인 가운데 최근 웨일스에 있는 주요 부지를 인수하기 위해 초기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부지는 지난 2019년 원자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되다 도중에 중단된 북웨일스 윌바(Wylfa) 지역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각) 파이낸셜 타임즈와 BBC 등 외신을 종합하면 국유기업인 대영원자력(Great British Nuclear)은 북웨일스 앵글시의 윌바지역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일본 다국적 기업 히타치(Hitachi)와 부지 매입을 두고 협상 중이다.
히타치는 지난 2019년 윌바 지역에 원자로 건설 계획을 추진하다 프로젝트 비용 상승으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영국 정부와 금융 협약을 맺으려다 실패하자 결국 130억 파운드(약 21조8432억원)규모의 프로젝트를 백지화했다.
해당 부지는 같은 해 1월부터 현재까지 약 5년동안 방치된 상태로 남아있었다. 당시 윌바지역에 원자로 2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실현될 경우 약 9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영국 정부가 지난해 7월 새로운 원자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대영원자력을 설립하고 원자력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방안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영국 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서 가동중인 원자력 발전소 8곳 가운데 1곳을 제외한 나머지 발전소는 향후 10년 이내에 폐쇄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GMB 일반노동조합은 에너지 위기를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기준 영국 전력 생산량 가운데 약 14%가 원자력 발전소에서 공급됐다.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현재 약 6기가와트(GW)수준인 원자력 발전 용량을 24기가와트(GW)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윌바가 원자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유치할 수 있는 잠재적 부지 가운데 하나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장관은 파이낸셜 타임즈에 히타치와 잠정 협상이 이미 시작됐지만 올해 말 총선이 끝날 때까지 최종적인 거래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함께 전달했다.
해당 부지는 약 2억 파운드(약 3361억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휴경지(休耕地)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낮은 가격에 협상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원자력산업협회에서 최고 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톰 그레이트렉스는 이번 협상 소식을 환영하고 윌바를 '영국에서 가장 좋은 신규 원전 부지 가운데 하나'라고 묘사했다.
그는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에 필요한 수준으로 원전을 늘리는 데 성공할 수 있느냐 여부는 윌바의 개발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윌바 부지가 포함된 이니스몬 지역구의 버지니아 크로스비 하원의원도 이번 개발 소식을 반기고 "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남동부 글로스터셔 올드버리에 있는 또 다른 현장 작업도 중단했던 히타치는 ”현장의 미래에 대해 이해 당사자들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아직 부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원자력 프로젝트를 위한 잠재적 부지에 대한 접근을 지원하기 위해 대영원자력과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너지 안보 탄소 중립부 대변인은 "윌바는 민간 원자력 프로젝트를 유치할 수 있는 여러 후보지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은 영국 에너지 조성의 핵심 부분이 될 계획"이라며 "70년 만에 원자력 부문에서 가장 큰 확장을 추진하는 로드맵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원자력 주요 이점은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거의 없다는 것이지만 영국내 전문가들은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그리고 방사능 유출로 인한 피해 가능성과 같은 문제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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