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무기 지원'에 발끈한 러시아 "에콰도르 바나나 수입 안해"

러 "에콰도르 바나나서 해충…꽃 수입도 제재 예정"
에콰도르, 미국 통해 옛소련제 무기 우크라에 지원

4일 오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바나나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4.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남미 에콰도르가 옛소련 무기를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기로 하자 러시아가 에콰도르에서 바나나와 꽃 등을 수입하지 않기로 했다.

6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과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검역 당국인 연방 수의식물위생감독국은 이날 에콰도르 바나나 수출업체 5곳에서 해충이 발견돼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가 수입하는 바나나 중 90%는 에콰도르에서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검역 당국은 앞으로 "안전하지 않은" 에콰도르 바나나 수입을 금지하는 대신 한국과 중국, 이집트, 태국 등에서 수입을 늘리겠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검역 당국은 에콰도르산 꽃의 수입도 제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수입 금지 조치는 최근 에콰도르가 2억 달러(약 2650억원)를 지불하고 보유 중인 옛소련제 무기와 미국산 현대 무기를 교환하기로 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 합의로 받게된 에콰도르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에콰도르가 "외부 이해 당사자들의 심각한 압박에 무모한 결정을 내렸다"라며 에콰도르가 러시아의 동의 없이 해당 무기를 제3국에 이전하지 않을 계약상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번에 거래된 무기들은 사실상 '고철'에 가깝기 때문에 에콰도르가 거래할 권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노보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차 방문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