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타타스틸 하루 28억씩 손해…"용광로 폐쇄 늦추면 사업 접어야"[통신One]
웨일스 사안 선택위, 2800명 대량 해고 정밀조사 31일 착수
(카디프=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인도 철강 대기업 타타스틸(Tata Steel)이 영국 전역에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앞두고 이행 기한이 필요하다는 웨일스 정부와 노조에 맞서 손실액 규모를 발표했다.
29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타타스틸은 지난 3개월동안 1억6000만 파운드(약 2713억원), 하루에 170만 파운드(약 28억8200만원씩)씩 손실을 봤다고 직원들에게 밝혔다.
타타스틸은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시지를 통해 포트 탤벗 제철소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지만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 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일부 하원의원들은 타타스틸 측의 손실액 규모에 대한 신빙성 여부를 두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타타스틸은 내부 회계감사 과정에서 도출한 '진실하고 공정한 견해'라는 입장이다.
타타스틸과 회사 노조는 기존 일자리 2800개를 삭감하는 구조조정 실행 계획안 논의를 앞두고 있다.
회사 경영진은 오는 31일부터 웨일스 사안 선정위원회 소속 의원들 앞에서 대규모 정리해고와 관련해 정밀 조사를 받는다.
타타스틸은 올해 말까지 영국 최대 제철소로 꼽히는 웨일스 남부도시 포트 탤벗의 용광로 2곳을 전면 폐쇄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친환경 공법으로 강철을 녹이는 전기 아크로(EAF·Electric Arc Furnace)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노조와 웨일스 정부는 용광로 폐쇄와 전기 아크로(EAF) 친환경 제철시설 가동 사이에 노동자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일정한 전환 기간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타타스틸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 사항이 아니다"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사업을 접게 될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포트 탤벗이 포함된 애버라본 지역구를 담당하는 스티븐 키녹 영국 노동당 의원은 타타스틸 측이 주장하는 하루 손실액 규모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타타스틸의 손실액 수치에 대해 항상 의문이 들었다"며 "누군가는 그 수치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타타스틸은 "용광로 가동에 연간 7000만~8000만 파운드(약 1186억~1356억원)에 달하는 탄소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지난 2007년 영국-네덜란드 철강사 코루스(Corus)로부터 영국 철강 사업을 인수한 뒤 40억 파운드(약 6조7808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회사는 포트 탤벗의 전기 아크로 설비 전환에 7억5000만 파운드(약 1조2717억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고 영국 정부도 5억 파운드(약 8478억2500만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관련 정부 계획이 발표됐을 당시 타타스틸 CEO인 TV 나렌드란은 포트 탤벗에 더 많은 제강(製鋼, Steelmaking) 용량을 늘리기 위해 정부 지원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올바른 투자와 정책 환경이 조성된다면 직접환원철(DRI·Direct Reduced Iron) 공장과 같은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했다. 직접환원철(DRI)는 천연 가스를 이용해서 철을 생산하는 친환경 공법이다.
타타스틸은 "사업 조건이 맞고 향후 정부가 추가 투자를 원한다면 직접환원철(DRI) 공장 건설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기아크로(EAF) 공장과 마찬가지로 직접환원철(DRI) 공장의 인력 규모도 기존 제철소 운영에 필요한 인력보다 훨씬 적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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