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웨일스 경찰권 독립 또 제동…노동당 총선 의제 '선 긋기'[통신One]

영국 예비내각 웨일스 담당 장관, 경찰∙형사사법권 이양 거부

영국 런던 중심가에서 2021년 3월 20일(현지시간) 경찰관들이 런던경찰청 본부 외곽에 비상선을 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카디프=뉴스1) 조아현 통신원 = 독자적인 치안 관리권과 사법권을 확보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을 기울여온 영국 웨일스 자치정부가 또다시 암초에 부딪혔다.

22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노동당 최고위원은 웨일스 자치정부에 치안 관리와 성인 형사사법권을 부여해 달라는 새로운 요구를 거부했다.

영국 예비내각 웨일스 담당 장관인 조 스티븐스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노동당은 중요한 것(things that matters)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선거에서 다룰 주요 공약이나 의제에서 제외하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웨일스 정부가 의뢰한 보고서에서 치안 관리권과 사법권 이양이 긴급하게 필요하다는 내용이 공개된 이후 나온 발언이기도 하다.

영국 중앙정부로부터 사법권과 치안관리 권한을 넘겨받는 것은 마크 드레이크포드 웨일스 자치정부 수반의 오랜 염원이었다.

웨일스 정부는 치안관리 권한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면 교도소 수감자 수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감옥형 대신에 정신 건강 프로그램과 마약사범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본질적인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현재 사법 경찰권을 넘겨받아 치안을 직접 관리하고 있지만 웨일스는 아직 영국 중앙정부의 관할 안에 묶여 있다.

조 장관은 이날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웨일스 정부에) 청소년 사법권과 보호관찰 권한에 대한 이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치안관리와 사법권한에 대한 이양은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총선에서는 웨일스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경제 성장, 새로운 일자리 창출, 공과금 인하, 미래에 적합한 건강보험서비스 구축, 전국의 어린이와 청년들을 위해 기회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웨일스의 중도좌파 정당으로 분류되는 플라이드 컴리의 리즈 새빌 로버츠 하원의원은 "(웨일스 정부의)주요 권고안 가운데 하나를 아무런 논의없이 노골적으로 거부했다"며 "어째서 더 나쁜 결과, 비용대비 낮은 가치, 투명성과 책임 부족이 웨일스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지 조 장관이 (이 같은 의문점에 대해) 정당화하기를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차기 노동당이 보여주는 웨일스에 대한 의지력 부족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tigeraugen.ch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