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쯔, 영국 '우체국 스캔들' 사태 사과…"도의적 책임 인정"
후지쯔 회계 SW 오류로 英 우체국 직원 수백명 기소
드라마로 다시 주목받아…현재 2700명 배상 신청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최근 영국에서 불거진 이른바 '우체국 스캔들'과 관련해 일본 정보통신(IT) 업체 후지쯔가 도덕적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16일(현지시간) NHK와 CNN등에 따르면 폴 패터슨 후지쯔 유럽 대표는 이날 영국 하원에 출석해 자사 회계 소프트웨어 '호라이즌'에 결함이 있었다며 사과했다.
또 호라이즌 오류로 부당하게 기소된 우체국 점장들을 위한 배상에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며 배상금 일부를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후지쯔가 연루된 영국 '우체국 스캔들'은 영국 우체국이 도입한 호라이즌에서 회계 오류가 계속 발생했지만 우체국이 이를 무시해 1999~2015년까지 지점장과 점원 700여명이 회계 부정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을 일컫는다.
이 가운데 일부는 억울하게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많은 이들이 경제적으로 파산하고 극단선택까지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이와 관련해 집단소송을 내기도 했지만 법원은 2019년에서야 처음으로 호라이즌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700여명 중 유죄 판결이 번복된 이들은 아직 93명에 불과하다.
해당 사건은 최근 영국에서 방영된 '미스터 베이트 대 우체국'이라는 드라마에서 다뤄지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에 현재까지 2700명 이상이 배상을 신청했다.
영국 정부도 다시 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고 후지쯔 측의 책임이 인정될 경우 배상금 일부 부담을 요청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도쿄 증시에서 17일 장중 후지쯔의 주가는 전일 대비 3.6% 급락한 1만9555엔을 기록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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