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예멘 후티반군 대응…내달까지 美주도 홍해 다국적군과 협력
후티반군 상선 공격 장기화…유럽-아시아 항로 차질
회원국 함정 EU가 지휘…해상순찰외 공습은 미지수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연합(EU)이 두달째 홍해상의 상선을 공격하는 예멘 후티 반군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월까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과 협력해 홍해를 순찰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3명의 유럽 외교관들은 EU 이사회 정치안보위원회가 최근 홍해 사태와 관련해 비슷한 생각을 지닌 파트너국들과 협력하기 위해 초기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후티 반군의 해상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영국 등 10개국과 함께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 수호자 작전'을 창설, 홍해 남부와 아덴만에서 합동 순찰에 돌입했다.
여기엔 EU 회원국인 그리스와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이 공개적으로 합류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작전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자국 해군 호위함 1척씩을 홍해상에 급파했고 독일도 조만간 호위함을 파견한다.
외교관들은 EU가 공동안보 및 방위정책(CSDP)의 일환으로 회원국 함정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단일 작전을 지휘한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이렇게 되면 EU가 각국 함정을 교대하고 적합도 순으로 작전에 투입할 수 있으며 작전과 관련한 암묵적인 승인을 직접 내릴 수 있다는 게 외교관들의 설명이다.
다만 홍해 순찰을 넘어서 예멘 내 후티 반군 근거지를 공습하는 등 교전에 직접 참가할지 여부는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미국은 지난 12일 영국과 합동으로 후티 반군에 대한 표적 공습을 단행했는데, 네덜란드·독일·덴마크는 공습을 지지한다는 10개국 성명서에 서명했지만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는 이에 불참한 바 있다.
외교관들은 역내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는 오는 22일 EU가 홍해 군사 지원과 관련한 쟁점을 논의한 뒤 늦어도 2월19일까지는 방안을 확정해 곧바로 가동한다고 전했다.
EU가 행동에 나서는 건 후티 반군의 해상 도발에 따른 물류 파행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여러 상선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반군의 미사일 공격에 노출되자 상당수 해운업체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택하고 있다. 그 결과 유럽-아시아 항로는 약 9000㎞ 늘어나 운행 시간이 최소 7일 이상 추가됐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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