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이래 최대 규모 미사일 공습…최소 31명 사망·160명 부상(종합2보)

요격 어려운 미사일·무인기 122기로 우크라 각지 민간 시설에 퍼부어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한 주거용 건물이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무인기 공습을 받았다. 희뿌연 포연이 건물 전체를 에워싸고 있다. 2023.12.29/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권진영 기자 = 러시아가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미사일 공습을 가해 민간인 최소 30명이 숨지고 160여 명이 다쳤다.

29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키이우·드니프로·르비우·하르키우·오데사 등에 총 122기의 미사일과 무인기 36대를 발사했다.

CNN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16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100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되거나 피해를 입었고, 45채의 고층 건물, 학교, 2개의 교회, 병원, 상업시설과 창고 건물이 파괴됐다.

미콜라 올레슈축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은 이날 공습이 지난 22개월간의 전쟁 중 "가장 대규모의 공습"이었다고 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군이 주요 기반 시설과 산업·군사 시설을 겨냥했다고 했다. 유리 이나트 공군 대변인은 러시아가 요격이 매우 어려운 X-22 유형을 포함한 극초음속, 순항·탄도 미사일을 사용했다며 "이렇게 많은 표적이 동시에 타격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무기고에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킨잘, S-300, 순항미사일, 드론 등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를 소집해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최근 공습에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소방관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붕괴한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호스를 들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2023.12.29/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에너지부에 따르면 오데사 남부·하르키우 동부·드니프로 중부·키이우 중부 지역에서 정전이 보고됐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몇 주간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 미사일을 비축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지난해에도 러시아의 공습으로 전력망이 마비돼 수백만 명이 정전 피해를 봤다.

수도인 키이우에서만 9명이 숨졌고, 공습 대피소 역할을 하던 지하철역도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 미사일 한 대는 우크라이나 목표물을 향해 잠시 동안 폴란드 영공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날 폴란드 국방부는 우크라나 쪽에서 자국 영공으로 넘어왔다며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격렬한 포격이 이 사관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주택·병원·주거 건물 등 민간 시설에도 미사일을 퍼부었다. 드니프로 중부 지역에서는 쇼핑센터·개인 주택·6층짜리 주거용 건물이 공격받아 5명이 숨졌다. 항구 도시 오데사에서는 미사일이 주거용 건물을 덮쳐 3명이 숨지고 어린이를 포함한 최소 15명이 다쳤다.

데니스 브라운 유엔 우크라이나 인도주의 특사는 이번 공격이 "파괴와 죽음, 인간 고통의 길을 남겼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직면한 끔찍한 현실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용납할 수 없는 사례"라고 말했다.

BBC는 "러시아는 이번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계속 억제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습을 두고 "이 파괴적인 전쟁이 거의 2년 동안 지속된 후에도 푸틴 대통령의 목표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세계에 명백히 상기시킨다"며 "그는 우크라이나를 말살하고 그 국민을 정복하려고 한다. 그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날 공습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러시아군이 이번 주 50건의 집단 공습과 1건의 대규모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