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장관 "아프간·대만·한반도가 내년 분쟁 위험지역"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아프가니스탄, 대만과 함께 한반도를 내년 분쟁 위험 지역으로 지목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28일(현지시간) 공개된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올해 중동과 아프리카의 정세가 극도로 불안했는데 내년에는 어떤 지역의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을 받고 "다른 지역에도 분쟁의 고리가 있다"며 "아프리카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과 한반도가 있다"고 답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대만 문제도 언급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거듭된 경고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대만의 분리주의 성향을 노골적으로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근본적인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슬라비아 폭격과 이라크 침공, 리비아 붕괴, 시리아 내전 개입,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 등을 언급하면서 "서방의 지배 집단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멀리 떨어진 국가의 민족을 희생시키고 위기를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젤렌스키 정권이 평화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 적대행위 중단에 대한 논의는 없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9월 30일 러시아 지도부와의 협상을 법으로 금지한 조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핵 군축 협정을 잇따라 파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라브로프 장관은 "군비 통제 분야의 상황은 미국의 불안정한 정책과 구체적인 파괴 행동으로 인해 악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탓으로 돌렸다.

지난 2월 러시아는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서 발을 뺐고, 지난달에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대한 비준을 철회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뉴스타트에 관한 미국과의 대화 전망에 대해 우리는 미국이 반러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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