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軍 50만 추가동원, 결론 못내려…美·EU 지원 확신"

19일 키이우서 연말 기자회견…"동원예산 17조원 필요, 숙고중"
"재정지원은 우크라 방어의 핵심…미국이 우리 배신하진 않을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연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뒤로는 유럽연합(EU)의 깃발이 보인다. 2023.12.19.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침공 장기화로 군 당국이 요청한 장병 50만 추가 동원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재정 지원에 대해선 조만간 승인이 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연말 기자회견에서 "군 당국이 최근 45만명에서 50만명 정도를 추가로 동원할 것을 제안했다"며 "이는 매우 심각한 숫자"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동원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논거가 필요하다고 (군 당국에) 말해뒀다"며 "사람에 대한 문제이면서 동시에 공정성과 국방력, 재정에 대한 문제이기 떄문에 그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정도 규모의 병력이 전선에 투입될 경우 5000억흐리우냐(약 17조원)가 추가로 소요된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연했다. 또 동원 문제는 앞으로 정부 고위 관료와 논의하겠다면서 의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짚었다.

앞서 올렉시 레즈니코프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 여름 국방·안보 분야에 종사하는 자국민은 모두 100만명 정도라고 했는데, 거의 절반을 충원하는 셈이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EU에서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이 지연되는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우리를 배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2년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 재정 지원은 우크라이나 방어의 핵심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미국 파트너들은 우리가 이러한 (재정)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세부 사항을 알고 있다"고 직격했다.

또한 EU가 조만간 500억유로(약 71조원) 상당의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 패키지에 승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달성할 것을 확신한다"며 "이는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발생한 내년도 예산 적자 430억달러(약 56조원) 중 대부분을 미국과 EU의 재정 지원으로 충당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610억 달러(약 79조원)를 추가 지원하려는 미 바이든 정부의 원조법안은 야당인 공화당 반대로 의회 논의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EU도 올해 마지막 정상회의에서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간 총 500억유로를 우크라이나에 장기 지원하는 예산안을 논의했지만 헝가리의 반대로 무산돼 다음 회의가 열리는 내년 2월을 기약해야 한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