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 가입협상 개시, 헝가리 기권으로 깜짝 합의(종합)
오르반 총리, 표결 도중 자리 비워서 기권표 처리돼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가입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및 몰도바와 가입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언제 협상을 개시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다음날 채택될 공동성명에 명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6월 EU 가입 후보국이 된 지 1년6개월 만에 EU 가입을 위한 본격적인 과정에 들어가게 됐다.
이날 합의는 예상 밖이라는 분석이 많다. 합의에는 만장일치가 필요한데,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가입 협상 개시 방안을 놓고 표결을 실시할 때 일부러 자리를 비웠고 결국 기권표 처리됐다. 결국 이번 표결은 나머지 26개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오르반 총리는 누구에게도 표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가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와 가입협상을 개시하기로 한 나쁜 결정에 참여하길 원치 않았고 이 결정과 거리를 뒀다"고 밝혔다.
전날 EU는 헝가리에 대한 자금 지원 동결을 일부 해제하면서 회유에 나섰다. 헝가리는 지난 2021년 사법부 독립성 침해 등을 이유로 EU로부터 지원받을 예정이었던 300억유로 규모의 코로나19 부흥 기금을 동결당한 바 있는데, 이 가운데 102억유로의 지급을 재개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 협상 개시는 서방의 지원 약화를 우려하는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진작시킬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협상 개시를 환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이는 우크라이나의 승리이자 유럽 전체의 승리"라며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주고 힘을 주는 승리"라고 환영했다.
이날 EU는 조지아에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경우 개혁 요구 사항이 충족된다면 가입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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