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네덜란드 트럼프'…'EU탈퇴 주장' 빌더르스 총선 1위[피플in포커스]
금발 머리와 "모로코인 쓰레기" 공개석상 강경 발언으로 '화제'
반EU 내세우며 '넥시트' 주장…민족주의 성향에 反이민 강조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네덜란드 조기 총선에서 반이민정책과 반이슬람주의를 지지하는 극우 성향의 자유당(PVV)이 압도적 승리를 차지할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네덜란드판 트럼프’로 불리는 당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60)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빌더르스는 네덜란드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넥시트(NEXIT)’를 지지해온 인물이어서 유럽 정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총선 출구조사 결과 압도적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PVV 당대표 빌더르스는 반(反)이민 정책과 반이슬람주의를 강력히 지지하는 인물이다. 그가 향후 총리를 맡게 될 경우, 네덜란드에 급격한 우경화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모로코인 쓰레기" 강경 反이슬람주의 화제
풍성한 금발 머리와 강경한 반이슬람주의·반이민 정책으로 지지를 얻은 빌더르스는 1963년 독일 국경과 가까운 네덜란드 남부 펜로(Venlo)에서 태어났다.
2남 2녀 집안에서 가톨릭 문화와 자유주의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 그의 어머니는 사실 인도네시아 혼혈 출신이다. 조부모 중 한 명이 인도네시아인인데, 빌더르스는 이 사실은 거의 언급하지 않는 편이다.
그는 공개석상에서 모로코인들을 “쓰레기”라고 칭하고 무슬림을 추방하자고 주장하는 등 매우 극단적인 반이슬람 성향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편이다.
빈더르스는 꾸란(코란)과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금지하겠다고 공언, 이슬람에 대해선 "지체된 문화의 이데올로기(an ideology of a retarded culture)"라고 칭할 정도다.
공개석상에서의 이 같은 강경 발언으로 재판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위해 싸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며 오히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9년엔 반이슬람주의 색채의 영화 "피트나"(Fitna)를 만들어 이슬람권의 강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의 형은 빌더르스가 1980년대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동생은 원래 좌파도 우파도 아니었으며 외국인 혐오증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가 "권력과 영향력을 위한 투쟁에 매료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998년 정계 입문…금발머리 특색
그는 1998년 자유민주당(VVD)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정치 초기에 그는 갈색 머리를 금발로 염색헀고, 현재까지도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며 자신의 특색을 드러내고 있다.
또 빌더르스는 헝가리 출신의 부인과 결혼,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자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SNS에 반이슬람 주장을 펼치는 게시글 등을 게재하는 편이지만, 때론 반려묘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아울러 그는 중도 우파보다도 보수적인 극우 성향을 보인다. 타 극우주의자들이 강력한 민족주의를 내세우면서 반페미니즘 등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주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반면, 그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선 인종과 이민 문제에 비해선 온건한 주장을 펼치는 편이다.
빌더르스는 오히려 본인이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고, 유럽의 다른 극우파와 달리 오히려 기독민주애원당 같은 중도우파보다 더 친성소수자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EU '넥시트' 주장에 유럽 국가들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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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더르스는 2006년 자신이 현재 당대표로 있는 자유당을 창설했다. 꾸준히 반이민·반이슬람 관련 강경 입장을 표해 온 그와 자유당을 향한 국민의 지지는 최근 급격히 높아졌고, 예상치 못한 총선 승리에 향후 정국에도 관심이 쏠린다.
빌더르스의 외교 정책은 반EU, 친러 성향을 띄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빌더르스가 차기 네덜란드의 총리가 돼서 넥시트를 추진할 경우, 향후 유럽 국가들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아 이번 총선 결과에 각국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는 중립적이고 친이스라엘 성향을 갖고 있으며, '네덜란드 우선주의'를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라말라 주재 PVV 대표부를 폐쇄하고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동시키는 등 더욱 뚜렷한 노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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