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웨일스 '집값 상승 고려' 지방세 개혁 추진[통신One]
2025년 4월 단계적 도입…기존 9단계→12단계
19억 이상 고가 주택 상위 카테고리 2개·하위 1개 추가
(카디프=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최근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영국 웨일스 자치 정부가 주택에 부과하는 지방세를 두고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이번 개편안이 시행되면 웨일스는 영국에서 1993년 지방세가 도입된 이후 전반적인 부동산 과세 기준을 조정하는 유일한 국가다. 지난 2005년에도 부동산 감정 재평가를 토대로 지방세를 개편했는데 이번이 2번째 조정이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부동산 관련 지방세는 여전히 1991년 감정 기준을 따른다. 차후 영국 전체가 주택 보유에 대한 지방세 개편 작업에 착수할지도 관심이다.
영국 재정 연구원(IFS)도 14일(현지시간) 분석 보고서와 논평을 잇달아 발표하고 이번 웨일스 지방세 개편안을 계기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도 지방세 개혁 작업에 합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웨일스 자치 정부는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지방세 개혁안을 '더 공정한 지방세(A fairer council tax)'로 칭하면서 "지방세로 징수된 세수 총액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최신 부동산 가치를 토대로 더욱 공정한 세율을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에 거의 절반에 가까운 웨일스 가구가 관련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아왔고 이 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BC와 웨일스 온라인 등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방안에 따라 웨일스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한 최대 4만5000여 가구에 대한 지방세가 인상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택은 오히려 인하되거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웨일스에서 지방세를 납부하는 주택은 모두 150만여 채로 추산된다.
영국 재정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웨일스의 개편안은 '최소한의 개혁', '온건한 개혁', '확장된 개혁'이라는 3가지 접근 방식을 제시하고 2023년 4월 기준 주택 감정가에 맞는 세금 부과를 제시한다.
연구원 보고서는 "(이번 개편안을 통한 부동산)재평가를 통해 지난 20년 동안 부동산 가치가 평균보다 적게 상승한 부동산은 세금을 줄이고, 평균보다 많이 상승한 부동산은 세금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웨일스가 마지막으로 부동산 지방세를 개편한 것은 지난 2003년이었다. 당시 개편 방안은 2005년부터 적용됐다.
기존의 부동산 지방세 범위는 주택 가치를 기준으로 A~I까지 모두 9개 카테고리로 분류됐다. 2003년에 마지막으로 평가한 부동산 가치를 기준으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택 보유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낡고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20년 동안 웨일스의 부동산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재정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4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웨일스 전역 주택 가격은 평균 150% 상승했다. 블래노 그웬트, 머서티드빌 등 일부 지역은 최대 250% 이상 급증했다.
웨일스 정부는 정부산하 독립기관인 감정평가원(VOA)에 세금 개편안 준비와 부동산 가치 재평가를 요청한 상태다.
웨일스는 앞으로 5년마다 정기적으로 재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부동산 감정 평가를 최신으로 유지하고 지방세가 제대로 납부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레베카 에반스 웨일스 자치정부 재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께 세네드에서 열린 웨일스 의회 본회의에서 부동산 감정평가액을 구분하던 기존 9개 범위를 12개로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위층에 1개 범위를 추가하고 120만 파운드(약 19억6000만원)이상 가치에 해당하는 고급 주택에 대한 상위 카테고리에 2개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은 이르면 2025년 4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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