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입국시 즉각 체포…아르메니아, 국제형사재판소 가입

체포영장 발부한 ICC…러시아 강력 반발

24일(현지시간) 니콜 파시니안 아르메니아 총리가 TV 연설을 하고 있다. 2023.9.25. ⓒ AFP=뉴스1 ⓒ News1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옛 소련 국가 아르메니아의 의회가 3일(현지시간) 국제형사재판소(ICC) 가입에 합의했다. ICC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체포 영장을 발부한 기관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의회는 찬성 60 대 반대 22로 ICC 로마 규정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아르메니아 대통령에게 전달되며, 대통령이 서명한 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하는 절차를 거친다. 비준 절차가 끝나면 법안은 60일 후에 발효된다.

아르메니아가 ICC에 가입하게 되면 푸틴 대통령이 입국했을 때 그를 체포할 의무가 생긴다. ICC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강제 이주 등 전쟁 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의 ICC 가입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르메니아는 우리의 동맹이자 우방국"이라며 "양국 관계의 관점에서 (아르메니아의 ICC 가입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결정으로 푸틴 대통령이 아르메니아를 방문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든 아르메니아 방문을 포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는 자국의 ICC 가입이 어디까지나 분쟁 상대국인 아제르바이잔의 전쟁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르메니아와 러시아의 양자 관계는 꾸준히 악화되고 있었다.

러시아는 2020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영토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지자 협상을 중재했다. 이 협상으로 아르메니아는 이 지역과 인근 영토를 아제르바이잔에 양도했다.

그리고 지난달 아제르바이잔 정부군이 이 지역을 공격해 아르메니아계 주민의 대탈출이 벌어졌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가 이곳에 파견한 평화유지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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