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곡물분쟁 두고 "우크라와 좋은 관계에 큰 영향 없어"
"곡물 분쟁, 폴란드와 우크라 관계의 일부에 불과"
무기 공급 중단, "최악의 방식으로 잘못 해석" 진화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곡물 수입 금지 조치를 두고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며 우려가 커진 가운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이번 분쟁이 양국의 좋은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전날에 이어 거듭 진화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은 이날 경제 회의에 참석해 곡물 공급을 둘러싼 양국의 분쟁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전체적인 관계에선 절대적으로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어 "분쟁이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우리 사이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를 연장한 폴란드에 우크라이나가 강력히 반발하며 폴란드를 포함해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정치적 연극'을 벌이며 해당 국가들이 러시아를 돕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고, 이에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하면서 양국의 갈등은 고조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폴란드를 더 현대적인 무기로 무장해야 한다"며 "우리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이전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양국 간 긴장 국면이 이어지자, 전날 두다 대통령은 이 같은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발언이 '최악의 방식'으로 잘못 해석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두다 대통령은 "총리는 우리가 현재 폴란드 군대를 현대화하기 위해 구매하고 있는 새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이전하지 않겠다는 의미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흑해 수출 항로가 막히자 인접 동유럽·중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육로와 수로를 통한 곡물 수출량을 늘렸다.
이로 인해 현지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자 EU는 지난 5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5개국에 한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의 직접 수입을 금지하고 경유만 가능하게 했다.
해당 조치는 앞서 지난 15일 만료됐으나 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는 자국 농민 보호를 명분으로 금수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가 이에 반발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비판에 나서자 두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폴란드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물에 가라앉는 사람은 구조자도 익사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50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받아주고, 독일의 레오파르트2 주력전차와 주요 전투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우크라이나의 든든한 지원 국가로 나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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