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23조원 추가 예산 놓고 회원국 갈등…서방의 우크라 지원 시험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860억 유로'에 EU 관리 급여 인상도 포함
獨·네덜란드, 격분…"자금 항상 특정 국가가 지원" 볼멘소리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놓고 유럽연합(EU) 내부적으로 분열이 일고 있다. EU 집행위가 요구하는 추가 예산은 860억 유로, 한화로 123조원에 달하는데 예산안을 살펴보면 정작 우크라이나 지원과는 무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EU 집행위원회가 향후 4년간 총 860억 유로의 추가 예산 편성을 요청하자 회원국들이 극심하게 분열됐다면서 예산 관련 논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결의를 시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EU가 우크라이나를 향후 4년간 지원하기 위해 총 860억 유로의 추가 자금을 요청했다"면서 "이 요청으로 회원국들은 예산 삭감과 논의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랐다"고 전했다.
현재 EU 집행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맞설 수 있도록 4년간 200억 유로(28조4806억원)의 기금 조성을 이미 제안했고 EU 부채 이자 지급분 충당, 우크라이나 지원, 이민정책 등에 사용될 2024∼2027년 확정 예산에 총 660억 유로(약 94조원)를 추가로 마련하자고 회원국들에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EU집행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부채 이자 비용 및 EU 관리들의 급여 인상을 충당하기 위한 조항을 예산안에 포함시키려하자, 회원국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다수 EU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재정 지원이 합리적이지만 패키지의 다른 요소는 추경 대상이 아닌 EU 내부적 문제라는 입장이다.
반발을 주도한 국가는 독일과 네덜란드로, 이들은 금리와 임금 인상에 따라 EU 집행위 역시 예산을 긴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U의 한 고위 외교관은 "EU 집행위가 더 많은 기여를 요구하고 있어 각국 정부가 스스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도 "솔직히 'EU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라 관리들의 급여를 늘리기 위해 자금이 필요해 보인다'고 한 국가의 수장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인기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추경에 우려를 제기하는 한 EU 국가의 고위 외교관은 "우리 모두는 우크라이나를 돕고 싶어한다. 우리의 대응엔 주저가 없고 필요할 경우 더 많은 일을 하기도 한다"면서도 "자금은 항상 같은 출처(특정 국가들)에서 나온다. 뭔가가 바뀌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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