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국서 올해만 1300억원치 드론 수입…우크라 30배

페이퍼컴퍼니 통해 전쟁 물자 들여오기도

중국 드론 제조업체 SZ DJI(다장) 테크놀로지가 만든 DJI Mavic 2 Pro와 DJI Mavic Mini.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가 올해 중국으로부터 1억 달러(약 1281억원) 이상의 드론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세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하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30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부연했다.

또 중국은 방탄복에 사용되는 원료인 세라믹을 러시아에 2억2500만 달러(약 2890억원), 우크라이나에 500만 달러(약 64억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의 페이퍼컴퍼니가 중국으로부터 헬멧과 방탄조끼 등을 들여온 정황도 포착됐다.

러시아 연방 부랴티야공화국의 울란우데에 본사를 둔 회사 '실바'는 올해 1월 중국 제조업체 '상하이 H 윈'으로부터 방탄조끼 10만 개와 헬멧 10만 개를 구매했다. 지난해 9월 설립된 이 회사의 지난해 수익은 0원인 데다 공개된 주소지도 낡은 아파트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단일 회사가 중국 기업에서 750억원 상당에 달하는 전쟁 물자를 구매하기도 했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에 있는 '포지트론(Pozitron)'은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에 걸쳐 중국 회사 '베이징 KR내추럴'로부터 6000만 달러(약 768억원)치의 헬멧과 세라믹을 수입했다.

당시 세관 기록에는 "헬멧은 군사용이 아닌 페인트볼 게임용"이라고 기재됐다. 이와 관련해 폴리티코는 "국방 전문가들은 이중 용도로 사용되는 제품이 전장으로 향할 때 민간 목적으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중국 드론 제조업체 SZ DJI(다장) 테크놀로지에서 매빅2와 매빅 미니 등 드론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포지트론 측에서는 "중국에서 드론이나 드론과 유사한 제품을 수입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 연구소의 중국 국방 및 외교 정책 수석 분석가인 헬레나 레가르다는 "중국은 중립적 행위자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측에서는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드론과 같은 살상 무기를 보내는 것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를 표해왔으나, 중국이 간접적인 형태로 전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증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CNN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슬로우얀스크에서는 중국 제조업체가 만든 상업용 무인항공기(UAV) '무긴-5'가 발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중국이 러시아에 소형 드론을 수출해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측에서는 이러한 추측을 꾸준히 부인해 오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항상 군사(무기) 수출에 대해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접근법을 취해 왔다"면서 "분쟁 지역이나 교전 지역에 대해 어떠한 무기 판매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