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크라 양자회담…바이든 "필요한 만큼 돕겠다…나토 가입 고대"
젤렌스키 "집속탄 지원, 어려운 결단…원조액으로 생명 구해"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폐막일에 양자 회담을 갖고 그간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한 소회를 밝힌 뒤 변함없는 연대 의지를 내비쳤다.
CNN방송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만큼의 지원을 받지 못한 데 대해 좌절감을 표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위로하면서도 "미국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를 향해 "여러분의 회복력과 결단력은 전 세계가 볼 수 있는 모범이 됐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언제 해결될지, 무엇이 엄습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수차례 좌절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은 여러분이 필요한 모든 것을 빨리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공식적으로 가입하는 날이 오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엄청난 일을 했고 앞으로도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면서 "나토 공식 가입을 축하하는 회의를 가질 날을 고대한다"고 했다. 또 농담으로 "나쁜 소식은 우리가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갇혀 있다"고 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원조액이 막대한 액수라는 점을 언급하며 사의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엄청난 지원이다. 이게 모두 미국의 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 돈이 단순히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해 쓰였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미국은 생명을 위해 이 돈을 지불했고 그 결과 유럽과 전 세계의 생명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최근 집속탄 지원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는 "매우 어려운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국방부 권고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개의 모탄에 여러발의 자탄이 쏟아져 나와 '강철비'라고 불리는 집속탄은 불발율이 높아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은 일단 보류됐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미국이 확전 가능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나토 헌장에 따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31개 회원국 전체가 러시아와 전면전을 벌여야 한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종전 후 가입'을 제안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를 받아 들였다.
대신 나토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턱을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가입 과정에서 나토가 요구하는 수준의 경제적·군사적 수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Membership Action Plan) 절차를 면제받았다.
또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종전 후에도 대러 억제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군사적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독일은 레오파르트 전차와 포탄을, 프랑스는 장거리 순항 미사일 스칼프(SCALP)을 지원하고, 영국은 부상병 재활센터와 군용장비 정비소를 건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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