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나토 가입 가시화에 러 반발…"튀르키예 EU 편입 꿈깨라"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유럽서 튀르키예 원치 않아"
"스웨덴 나토 가입 러 안보 저해…핀란드와 유사하게 대응"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반대하던 튀르키예가 돌연 가입을 비준하겠다고 하자 러시아는 "튀르키예는 유럽연합(EU)에 편입할 수 없다.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로이터·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일일 브리핑에서 "아무도 유럽에서 튀르키예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튀르키예도 장밋빛 안경을 써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페스코프 대변인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앞서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했을 때와 유사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튀르키예가 나토 회원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약간의 이견이 존재하지만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 부분도 있는 만큼 튀르키예와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계속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튀르키예가 친서방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튀르키예는 역사적으로 서방에 집중하는 시기가 있었고 덜 집중적인 시기가 있었다"며 "튀르키예는 서방으로 향할 수 있지만 유럽이 이를 원치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한 페스코프 대변인은 튀르키예가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포로 교환을 중개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을 중재하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튀르키예는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전날(10일) 개최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스웨덴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간 자국이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의 활동을 스웨덴이 표현의 자유를 구실로 눈감아줬다며 가입을 반대한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튀르키예의 EU 편입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9일 빌뉴스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먼저 튀르키예의 EU 가입을 위한 길을 열어주면, 우리가 핀란드에 그랬던 것처럼 스웨덴을 위해 길을 터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튀르키예는 50년간 EU 문턱에서 기다려 왔다"고 강조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