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러, 침공 이래 민간인 800명 구금…우크라도 자행"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 보고서 발간
인터뷰 거쳐 민간인 구금 사례 900여건 기록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4월 조셉 보렐 EU외교안보 대표와 함께 키이우 외곽 부차에 마련된 집단 무덤을 둘러보고 있다. 2022.4.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금까지 800명 이상의 민간인을 구금했으며 그중 77명은 처형했다고 유엔이 27일 밝혔다. 러시아보다는 적지만 우크라이나가 자행한 민간인 구금 사례도 드러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36쪽 분량의 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보고서는 70차례의 구금시설 방문과 1000건 이상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다.

감시단은 우선 어린이·노인 등 민간인을 상대로 이뤄진 임의 구금 사례 900여건을 문서화했다. 구금의 대부분은 러시아군에 의해 이뤄졌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저지른 사례도 확인됐다.

감시단은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구금한 864명의 민간인 중 178건의 사례를 자세히 기술했다. 이 중 90% 이상은 물·전기 등을 사용한 고문을 당했다. 고온의 상자 안에 민간인을 감금하는 일명 '핫 박스' 고문도 이뤄졌다.

감시단은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민간인 구금 사례 75건도 보고서에 기록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고문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감시단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형법 개정을 통해 자국 군대에 민간인을 임의 구금할 수 있는 재량을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개 사건을 제외하고 감시단원들에게 온전한 수감자 접견 권한을 부여한 반면 러시아는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구금자과 만날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감시단은 적시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