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스 가격 다시 치솟는다…이달 들어 52% 급등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6월 중순께까지 50% 이상 급등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여름의 에너지 가격 폭등까지는 아니라 해도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고 CNN은 보았다.

국제 원자재 시장분석기업인 독립상품정보서비스(ICIS) 자료에 따르면 국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서 52% 상승하여 메가와트시당(MWh) 35유로(약 4만9000원)를 기록했다.

분석가들은 노르웨이의 주요 가스 발전소의 유지보수 공사가 예상보다 길어져 생산 중단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의 가스 발전소 운영사인 가스코는 지난 13일 웹사이트에, 계획된 가스 발전소 하나의 폐쇄가 당초 6월21일까지였지만 7월 15일까지 연장되었다고 발표했다. 다른 두 개의 가스 공장은 공정상의 문제로 인해 무기한 발전이 정지된다고 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상품 경제학자인 빌 웨더번은 "최근의 가격 반등은 유럽 시장이 혼란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러시아와 에너지 교착 상태에 빠졌던 지난 여름의 가격 수준에 한참 못미치지만 이달 들어 상승하면서 시장에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여름 경우 유럽 국가들은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8월말 가격이 메가와트시당 340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는 저장 시설을 지난 5년 평균인 56%보다 높은 73%나 채워놓고 있다. 또한 일본과 한국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가스를 저장해놓았고, 중국 경제 회복세도 예상보다 약해 지난해 여름의 천연가스 가격 폭등 사태는 일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보았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가스 발전소 폐쇄 뿐 아니라, 지진 우려로 인한 네덜란드의 흐로닝언 가스전 폐쇄를 1년 후가 아닌 올해 10월부터 할 수 있다는 보도 등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자들의 신뢰를 뒤흔드는 데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계획되지 않은 생산 중단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컨설팅 회사 우드 맥켄지의 가스 선임 연구원 마시모 디 오도아르도는 노르웨이의 주요 가스 공장들의 폐쇄 연장으로 인해 "앞으로 몇 달 동안 또 다른 bcm(1bcm은 10억㎡)의 공급이 줄 수 있다"면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데는 5bcm도 필요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kym@news1.kr